스티븐 에머리는 천천히 모터보트의 닻줄을 따라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베이의 해저 20피트 아래로 내려갔다. 해수면은 물결이 거세어서 물도 더러워 보였지만 바닥에 닿으니 시계도 맑아졌다.
닻의 갈고리는 모래 바닥에 여기저기 놓인 4개의 2~4피트 직경의 커다란 콘크리트 원통 중 하나에 난 구멍에 걸려 있었다. 그 인공 암초들은 조류와 따개비, 연산호와 작은 해면들로 완전히 덮여 있어 에머리는 작은 동판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 동판은 자기의 쌍둥이 형제로 모터사이클을 타다 음주운전자의 차에 받혀 32세에 사망한 데이빗 에머리의 이름이 적힌 것으로 그 콘크리트 암초 중 하나가 그를 화장한 재로 만든 것이다.
지난해 12월23일, 쌍둥이 형제의 무덤에 가보느라 생전 처음 스쿠버 다이빙을 했던 환경과학자 스티븐은 "참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모든 것이 너무나 잘 자라고 있어 그 일부분이 된 데이빗도 거기 있고 싶은 것이라고 느꼈어요"라고 말했다.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관념이 변화와 함께 사체 처리 방법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지고 있는 가운데 암초 매장 같은 대안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장례업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주말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북미주 화장협회의 세미나의 마지막 순서에는 ‘이터널리 유어스’라는 회사가 내놓은, 화장한 재를 섞은 물감으로 그린 수채화를 포함한 새로운 장례 아이디어들이 제시됐다. 그 중에는 몇가지 환경친화적인 옵션들도 있었는데 아이다호의 ‘셀리브레이션 포리스트’는 죽은 이를 기념하여 나무를 심고 그 주위에 재를 뿌리는 것이고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자연보호’ 묘지는 시체를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매장하는 것이다.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인공 암초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 협회 사무총장 잭 스프링어는 "이 같은 대안들은 본질적으로 틈새시장이지만 요즘은 그 틈새가 자꾸 커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 몇 십년 동안은 화장이 틈새의 자리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1975년에 7%도 안되던 화장이 2000년에는 25%로 늘어났고 최근 발각 난 조지아주 화장장의 사체 학대에도 불구하고 화장은 25년 후에는 50%까지 늘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이제 사랑하는 사람의 시체를 태우고 남은 재를 의미 있게 처리하는 방법이 바로 새로운 틈새 시장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 데이브 에머리의 재를 묻은 ‘이터널 리프스’의 공동 창립자인 조지 프랭클은 이제 사람들은 그 재가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조지아주 데카터에 자리잡은 이터널 리프스는 1992년에 멸종위기에 처한 산호초를 되살리는데 뜻을 같이하는 일단의 잠수부들이 만든 회사 ‘리프 볼 개발 그룹’에서 파생된 회사다. 이 회사는 이제까지 각국 정부 용역을 받아 세계 1,500개 지역 해저에 10만개가 넘는 ‘리프 볼’을 가라 앉혀 인공 암초를 자라게 해왔다. 공을 반쪽 낸 모양의, 두께 6인치의 중성 콘크리트로 만든 400~4,000파운드의 리프 볼은 한 500년은 가도록 디자인 됐다.
그러다 4년 전, 동업자중 한 명의 아버지가 자기가 죽으면 인공 암초에 묻어달라고 요청하면서 ‘리프 볼’이 생태적으로 유익한 장례업으로 태어나게 됐다. 그의 재를 섞은 콘크리트로 리프 볼을 만들어 사라소타 해안에 가라앉힌 후 이들은 지금까지 100명 가까운 사람의 재를 850~3,200달러에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과 사라소타에 묻어 왔고 올 여름부터는 포트 로더데일과 마르코 아일랜드에도 해저 묘지가 생긴다. "그게 물 속이어서 그렇지 찾아가 볼 무덤은 있는 것이죠" 프랭클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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