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미주 한인이민 역사상 최대의 비극으로 기록된 4·29폭동이 발생한지도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인사회는 그 동안 폭동이 남긴 물질적 피해와 정신적 후유증으로 고통 받아 왔지만 이제는 폭동의 역사적 의미를 재평가하고 뼈저린 교훈을 후세에 물려줘야 할 전환점에 섰다. 4·29폭동 10주년의 달을 열면서 ‘LA폭동 10년, 기획특집’을 통해 좌절과 재건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희망과 도약의 미래를 기약해본다.
USC 언론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있는 크리스틴 오(27)양은 폭동의 노도에 휩쓸려간 가게 터에서 망연자실하던 부모의 모습이 기억 속에 생생하다.
오양의 부모는 제퍼슨 지역 스와밋에서 스포츠 의류점을 운영하다 폭동 때 약탈 피해를 입고 공들여 닦아온 삶의 터전을 잃었다. 아버지 제임스 오(65)씨는 깊은 충격으로 간질증세가 악화돼 몸 져 누었고 얼마 후에는 어머니 신애(56)씨 마저 아버지 병간호를 하느라 일을 포기해야만 했다.
폭동은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오양의 사고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상처받은 부모와 다른 폭동 피해자들을 위해 그대로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늘 마음 언저리를 맴돌았다. 특히 한인 피해자들의 고통과 눈물이 주류사회의 인종갈등 논쟁 속에 묻혀져 가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UCLA 심리학과를 졸업한 오양이 언론계에 진출할 꿈을 굳힌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장학금과 함께 조교수당으로 학비를 충당하고 있는 오양은 요즘 ‘LA폭동-그 10년 뒤’를 주제로 교내 잡지 투고용 기획기사를 쓰고 있다. 언론사와 접촉, 자료를 수집하고 사우스센트럴LA의 한인 마켓업주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현장의 소리를 듣고있다. 폭동의 의미와 교훈을 당시의 자료와 피해자들의 생생한 진술을 통해 재조명해 보겠다는 욕심에서다.
4.29폭동 10주년을 맞아 오양처럼 ‘오욕과 상처의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파헤치려는 폭동 피해자의 2세들이 부쩍 늘었다. 폭동피해식품상협회, 한미식품상협회(KAGRO) 관계자는 물론 한인언론사와 폭동관련 저술활동을 하고 있는 사회단체 및 학계 인사에게 찾아가 진실의 목소리를 찾겠다는 의욕이 대단하다. 관심분야도 폭동 당시 한인들의 피해상황은 물론이고 피해상인들의 현재 모습과 복구 정도, 한·흑 관계의 개선, 라틴계 커뮤니티와의 화합 노력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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