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폭동 10주년의 의미와 교훈을 되새기기 위한 1.5세, 2세들의 활동은 ‘진실 밝히기’를 위한 연구작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1세들이 추진하고 있는 폭동 10주년 기념행사의 기획에 주도적으로 참여, 좌절과 재기의 10년을 재현하는데도 열의를 쏟고 있다. 초롱초롱한 눈빛, 의욕에 찬 이들의 표정에는 부모세대가 당한 아픔과 고통을 자신들의 세대에서는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흠씬 배어 있다.
LA지역 10개 대학에 재학중인 한인학생들의 연합체인 남가주 한인 총대학생회는 최근 4·29 위원회를 발족하고 LA 한인회를 중심으로 추진되고있는 폭동 10주년 기념행사의 기획 및 홍보 일선에 나섰다. 이들은 10주년 기념행사를 알리는 포스터와 엽서크기의 팸플릿을 만들어 6일부터 또래의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한인타운 내 카페 등지에서 거리 홍보 캠페인을 시작한다. 총대는 또 ‘2세들이 보는 폭동 10주년’을 주제로 5분짜리 비디오 다큐멘터리를 자체 제작, 4월27일 오후 1∼4시 서울국제공원에서 열리는 기념행사 때 선보일 계획이다.
김우주 총대회장(UCLA 컴퓨터학과 4년)은 "어린 나이에 폭동을 경험한 우리 2세들도 폭동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부모세대에 알리고 싶었다"며 "이번 10주년 기념행사에는 총대에 소속된 300여명의 한인 학생들이 참여, 2세들의 단합을 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동피해자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직접 듣고 한·흑·라티노 커뮤니티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토론의 장을 기획하고 있는 ‘열린 전시회’(Open Museum)에도 한인 학생의 활약이 돋보인다. 폭동피해자의 딸인 엘리 신(21·UCLA 동양학과 4년)양은 폭동 발발 10년이 되는 오는 29일 오후 4시29분 웨스트LA와 사우스센트럴에서 동시에 열리는 기념행사 준비에 하루가 짧다.
신양은 "지금까지 폭동과 관련된 행사들이 한인사회의 울타리 안에서 한인들에 의해서만 이뤄져 왔다"며 "행사준비를 위해 6∼7명의 피해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부모님에게서도 듣지 못했던 폭동의 상처와 후유증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슬러슨 스왑밋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던 신양의 부모는 폭동 당시 가게가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으며 집을 차압당한 뒤 한동안 생활고를 겪다 아테시아에 인쇄점을 열면서 결국 재기에 성공했다. 신양은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잿더미가 된 가게 사진을 본 것 외에 폭동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며 "한인을 포함, 20명의 피해자들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를 통해 언론이나 특정단체에 의해 굴곡된 역사가 아닌 보통사람의 입을 통한 생생한 역사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cshah@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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