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여자농구계, 성차별이슈 갈수록 첨예화
인기·돈 쏠리며 본격화… 남자감독 축출 음모설도
올시즌 미국 여자대학농구 무대에서 파란을 일으킨 코네티컷 대학팀(약칭, 유콘)의 사령탑을 맡은 사람은 남성감독 지노 오리마다. 오리마는 지난 17년간 코네티컷 여자대학팀을 지휘하면서 올해로 세 번째 전미 챔피언에 올랐다.
유콘 여자팀은 이번 시즌 경이적인 38승0패를 기록하면서 여자대학농구 사상 최강의 선발진을 보유한 팀으로 평가받았다.
17년전 유콘 대학 감독선발위원회가 오리마 감독 찬반투표를 할 때 이 대학 여자 스포츠부문 부책임자 팻 뱁콕은 유일하게 반대투표를 했었다. 여자팀에는 여성감독이 적임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뱁콕은 더 이상 여자팀에 여자감독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오리마는 최고의 감독이다. 물론, 똑같은 실력이라면 남성보다는 여성이 여자팀 감독에 더 적격이다. 하지만 남자감독이 더 유능하다면 당연히 그를 기용해야 한다”
뱁콕은 말한다.
여자 스포츠팀의 남자감독 이슈는 스포츠 세계에서 더 이상 새삼스런 이야기가 아니다.
여자농구팀의 TV 노출도와 인기가 증대되고 연봉규모가 커지면서, 많은 남자감독들은 자신들이 여자대학 리그에서 배척되는 분위기를 감지한다고 주장한다.
오리마는 말한다.
“우리들이 남자감독이 여자팀을 맡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다. 그 이유는 그것이 ‘정치적으로 옳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남자감독들은 자신들이 여자대학 농구리그 4강전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제도적 음모가 감지된다고 의심한다.
그러나, 여자감독 및 당국자들은 남자감독들의 그 같은 주장은 상식 이하의 억측이라며 주장한다. 그러한 음모가 있었다면, 어떻게 많은 남자감독들이 아직도 여자팀에 살아남아 있느냐는 것이다.
이들은 또 “입장을 바꾸어 남자팀을 맡은 여자감독이 과연 몇 명이나 되는지 보라”고 반문한다.
펜스테이트 여자농구팀 감독 르네 포틀랜드는 자기 생전에는 여자감독이 남자대학팀을 맡는 일을 보기 힘들 것이라고 단언한다. 현재 미국대학농구 최고 레벨인 디비전 I에서 남자팀을 맡은 여자감독은 단 한 명도 없다.
각종 남성 스포츠 전체를 통틀어 남자팀을 맡은 여자감독은 전체의 2%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전체 여자 스포츠팀을 맡은 여자감독의 비율도 2000년의 45.6%에서 작년에는 44%로 줄어들었다.
여자감독의 비율이 남성보다 더 높은 여성스포츠 분야는 최고 레벨인 디비전 I의 여자농구와 여자소프트볼 뿐으로서 약 60%에 이른다. 반면, NCAA 전체를 놓고 보면 여성감독의 비율은 1977년의 79%에서 현재 62%로 오히려 떨어졌다.
여자대학농구 코치협회는 유능한 감독은 성별에 관계없이 선호된다는 공식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유콘의 오리마 감독은 자신도 지난 85년이 아니라 올해라면, 31세의 나이로 여자대학팀을 맡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NCAA 통계에 따르면 디비전 I 여자대학팀을 맡은 남자감독 숫자는 1995년의 111명에서 지난해에는 103명으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여자감독 숫자는 186명에서 215명으로 증가했다.
오리마는 또, 요즘 남자감독들은 여자대학농구 리그에서 우승하기가 매우 힘들도록 조편성상 불이익을 당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퍼시픽 10, 빅 10 컨퍼런스에는 남자감독들이 전무하고, 대서양 컨퍼런스에도 남자감독이 단 한 명밖에 없다.
조지 워싱턴 대학여자농구팀을 13년간 이끌어온 조 맥키원 감독도 오리마의 견해에 동조한다. 맥키원은 여자 스포츠가 더 많은 여자감독을 원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지만, 일부 여성들이 고의적으로 남성들을 축출하려는 시도는 잘못이라고 말한다. 맥키원 역시, 여자대학농구 집행부가 남자감독이 지휘하는 팀들을 한 조에 편성하여 4강전에는 진출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는 의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여자감독들은 남자감독들의 이 같은 의구심에 대해 크게 격분한다.
이들은 오리마가 이끄는 유콘이 올 시즌, 미드이스트 지역예선에서 단 한 번도 상위 10걸 팀과 격돌한 적이 없음을 상기시킨다. 여자농구코치협회 임원인 메드 배스는 “남자감독 배척 음모가 사실이라면, 이는 돼지가 하늘을 날을 일이다”면서 냉소한다.
미국에서 남자대학농구 리그가 출범한 것은 1939년의 일이었다. 여자대학 리그는 그로부터 수십년이 지난 1982년에야 간신히 출범했다. 연방정부가 교육기관의 스포츠 활동에 대한 연방지원금 지급의 성차별을 금지한 조항이 그 단초가 되었다. 그 후 여자대학농구의 인기가 높아지고 돈이 쏠리면서, 감독들의 성별 이슈가 예민하게 돌출된 것이다.
여성 스포츠재단의 도나 로피아노는 말한다.
“전통적으로 여성들은 2류국민 취급을 받은 반면, 남성들은 온갖 특권의식에 젖어 살아왔다. 이제 그 특권이 조금 위축될 기미가 보이자, 마치 자신들이 불이익과 차별을 당하는 냥 주장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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