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이후 대거 채용중, 현직 떠난 지원자도 많아
합격 후 4개월간 힘든 훈련 거쳐도 2년 수습 남아
’호건스 앨리’에서는 20분마다 한번씩 나쁜 일이 일어난다. FBI 요원들이 전당포를 포위하고 당구장 안에 있던 남자가 체포되는가 하면 커피샵 앞에 차를 세운 남자들은 BMW에서 내리자마자 땅바닥으로 메어쳐진다.
매우 그럴 듯 하지만 사실 저질러지는 범죄는 언제나 똑같고 타운 약국 선반에 놓인 감기약이나 치약 상자 같은 것들은 하도 오래 햇빛을 받고 있다보니 모두 색깔이 바랬다.
’호건스 앨리’란 버지니아주 콴티코에 있는 ‘FBI 아카데미’ 캠퍼스 안에 마련된 가짜 타운이다. 할리웃 촬영장을 연상시키는 진짜 같은 모습 때문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자꾸 우편물을 넣는 바람에 우체통 입구를 막아놓았을 정도인데 바로 이곳이 9월11일 이후, FBI 신참 요원들이 그 힘들다는 훈련을 받는 곳이다.
현재 FBI는 1,400명의 보조 요원과 거의 1,000명의 에이전트를 뽑아서 훈련시키려 하고 있다. 9.11 이후 연방의회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월남전이래 최대 규모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국적으로 테러리스트들을 뿌리뽑고 장래 테러 공격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구직자들의 원서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지만 FBI도 적극적으로 구인에 나섰다. 신문, 잡지에 낸 광고에는 ‘장래 요원 구함’이라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같은 분위기를 풍겼지만 사실 FBI에 채용되려면 너무나 긴 시간에 걸쳐, 너무나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최근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한 사람들 중에는 현직을 떠난 사람도 많아 의사, 교수도 두어명씩 지원했다. 게다가 지난 몇 년간의 채용동결 때문에 2, 3년간 적체되었던 인원도 적지 않다.
FBI는 최고의 인재들을 뽑기 위해 각 지역 사무실에 원서접수 경쟁을 시켰다. 에이전트들을 커뮤니티 모임에 내보내 테러 이후 부상하기 시작한 사람들의 공공봉사 의지를 실현하기에 FBI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를 역설시켰다. 그러나 그냥 원서만 내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서류심사로 합격하기도 경쟁이 심하고 어렵지만 합격 후 거치는 훈련과정은 더 힘들기 때문이다.
대학 캠퍼스 같은 FBI 아카데미에는 기숙사(2인1실)도 있고 강의실도 있어 해가 뜰 때부터 늦은 밤까지 활동이 계속된다. 4개월의 훈련 프로그램중 첫 달은 주말에도 기숙사에 남아 훈련을 받아야 한다. "여긴 대학이 아니니까요. 수행할 능력이 없으면 맡지 말아야 할 업무거든요"라고 FBI 아카데미 교관 조셉 빌리는 말한다.
최근 몇 년간 거의 폐허 같았던 아카데미는 원래 한 반에 35명을 받도록 만들어졌지만 지난해 9월 이후 2주에 한번씩 50명의 신입생들을 받고 있다.
교관들은 최근 몇달 동안 공직에 관해 이야기하는 학생들이 2, 3년 전에 비해 많아졌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X-파일’ 같은 TV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이미지처럼 멋있는 것인 줄로 잘못 알고 오는 학생들이 많았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법, 윤리, 육탄전, 무기 다루는 법뿐만 아니라 사건 해결방법에 대해서도 매스터 해야 한다. "어려울 것으로 알긴 알았지만 여기 오기 전까지는 이렇게 힘들 줄은 정말 몰랐어요"라고 말하는 펠릭스(32)는 푸에르토리코에서 회계사로 일했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버텨내지 못해요"
대부분의 강의는 형사 법조문, 체포 절차 및 법적 책임에 집중되어 있다. 무기 훈련을 받다가 탈락하는 사람이 몇 명은 꼭 나오는데 총의 방아쇠를 재빨리 당기지 못하거나, 똑바로 들고 있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어떤 사람은 맨손으로 싸워서 체포하는 기술도 배우는 신체 훈련에서 실패한다.
신체 훈련을 담당하는 특수요원 브리지 칵스는 이들에게 수갑이 어디에 있는지, 무기는 어떻게 잡을 것인지, 어느 손으로 어느 것을 잡을 것인지까지 알아야만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체중이 많이 나가고 몸매가 망가진 사람들입니다. 한 8년쯤 회계사 사무실에서 책상만 지키고 있던 사람에게는 힘든 일이죠"
이런 과정을 모두 통과하더라도 사건까지 해결해야 FBI 요원이 될 수 있다. 최근 호건스 앨리의 ‘올메드 약국’에 출동한 6명의 에이전트들을 바라보는 교관 마이크 필립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2명을 체포했지만 그 과정에서 총을 2발이나 쐈기 때문이다. 계산대 앞으로 이들을 불러모은 필립스는 "논리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가장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일들이 일어나게 하세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넌지시 체포 영장을 가지고 있으니 지역 경찰을 출동시킬 것을 귀띔해 준다.
이 모든 힘든 훈련을 마치고 졸업하는 이들에게는 마침내 검은 가죽 케이스에 든 멋진 배지가 주어진다. 그러나 그렇다고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 이들 앞에는 아직도 2년의 수습기간이 더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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