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느 곳에서나 오페라를 무대에 올려 수지 맞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볼 때 제작비나 건지는 선에서 금전출납부를 마감하면 성공이란 평을 듣는 것이다.
영화나 뮤지컬과는 달리 동원되는 관객이 항상 제한적인 애호가들이다 보니 결국 제작비의 많은 부분이 독지가나 후원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수가 비일비재하다.
3월24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 무대에 있었던 LA오페라의 ‘마술피리’는 이 오페라단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공연으로 남았다.
예정됐던 9회 공연이 일찌감치 전회 매진을 기록한 것도 이례적인 것이었지만 이 기간에 주최측의 새로운 기록이 하나 세워진 것이 더 의미가 있겠다. 지난 6일 단 1회 공연의 관객 수입만 총 30만4,0000달러라는 LA오페라단 사상 최고 액수를 기록해 관계자들을 흥분시켰는데 단순히 돈이 많이 벌린 것보다 중요한 건 대중과 동떨어져 있던 오페라에 쏟아진 사람들의 관심 자체였다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밤의 여왕’으로 나온 것이나 이 작품 특유의 동화적 전개와 듣기 편한 아리아가 일반인들에게 친숙하게 어필했다는 점등이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신기록 탄생이 더욱 뜻깊은 것은 그 안에 자리한 한인사회의 열렬한 성원 때문이다. ‘한국일보의 밤’으로 기획된 12일 공연에만 줄잡아 1,000여명이 넘는 한인들이 참석했으니 LA오페라 측에서 바라보는 한인 관객의 비중은 제법 묵직하게 자리잡은 셈이다.
공연장의 대다수 한인들이 ‘마술피리’라는 오페라 자체보다는 조수미씨를 보기 위해 찾은 것은 사실이나 주류사회의 대형 무대에서 한인도 ‘주고객’으로 대우받게 된 것은 커뮤니티 위상에 큰 상승 효과를 낸 것만은 틀림없다.
일전에 LA오페라의 플라시도 도밍고 단장의 "한인사회의 규모와 관심을 감안할 때 2002∼2003년 시즌에 출연하는 홍혜경 등 한인 성악가들의 오페라 무대와는 별도로 리사이틀을 기획할 수도 있다"는 언급도 같은 문맥이다.
다음달 25일부터 소프라노 홍혜경씨가 출연할 ‘투란도트’나 11월에 조수미씨가 나올 ‘호프만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것은 그래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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