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자 한국일보 뉴스 에세이는 "’예수가 재림해 북한의 내 형제들이 헐벗고 굶주리고 핍박받고 있을 때 너희는 뭘 했는가’라고 묻는다면 뭐라 답변할 것인지 궁금하다"라는 구절로 끝맺고 있다. 이 말은 북한의 종교자유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에게 던져진 질문이지만 누구든 한국인이라면 깊은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말이다.
언제인가는 한국도 남북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다. 통일의 형태가 베트남과 같은 무력통일이 될 것인지 독일 같은 평화/흡수 통일이 될 것인지 또는 아무도 예측치 못하는 제 3의 형태로 이루어질 것인지는 불확실하지만 통일이 올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데 그 통일을 대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아니 그 전에 우리는 어떤 사람들에게 이 중차대한 일을 맡기고 있는가? 남쪽에서는 햇볕 정책의 기수이던 김대중 대통령과 그 아들들이 요즈음 별의별 해괴한 게이트로 인해 국민들에게서 외면당하고 있다.
북쪽에서는 수백만명의 국민들이 퀭한 얼굴로 굶어죽어 가는 가운데 김정일 위원장의 친아들인지 의붓아들인지 하는 이가 금 목거리를 목에 두른 차림으로 가족들과 유유하게 국제 유람을 다니다가 일본 당국에 밀입국 혐의로 잡히는 망신을 당했다. 과연 우리는 이런 사람들에게 신라의 삼국 통일이래 가장 중요하다고 할 만한 민족의 통일이라는 과업을 맡기고도 안심할 수 있는 걸까?
통일이 되어 예수가 아니라 우리의 혈족이, 동생이, 부모가 "우리가 수용소에서, 광산에서 또는 집에서 굶어죽어 가는 동안 당신은 무엇을 했소?" 하고 피눈물 흘리며 물을 때 무어라고 대답을 할 것인가? "정치를 한답시고 나라를 망치는 사람들과 방만한 그 아들들이 놀아나는 것을 지켜보며 욕질이나 했지"라고 대답할 것인가? "남북 대화의 문을 연답시고 북한에 가서 ‘경애하는 영도자’ 김정일 장군에게 바치는 축원의 편지에 서명하고 오는 소위 사회 종교 지도자들의 여비를 보태 주었지"라고 대답할 것인가?
이제는 우리가 개인적인 차원에서라도 북한과 통일의 문제이라는 민족의 중대사에 어떠한 형태로든 구체적으로 참여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물론 현실 참여가 쉬운 일이 아니다. 북한에 식량을 보내는 데 일조를 하면 그 식량이 굶주린 북한 주민에게 전달되기보다는 지도층 또는 군대를 강화하는 데 쓰일 가능성이 많다. 또 탈북자들을 돕는 운동에 가담하다 보면 그 일을 구실 삼아 특정 종교의 전파를 고집하거나 개인의 이름을 알리는 데에 더 신경을 쓰는 답답한 지도자들의 문제가 남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이제 무엇인가를 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일종의 절박한 부름을 느낀다. 이 일은 정치인들에게만 맡겨 두기는 너무나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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