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편집국에서 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문의전화를 받는 사람이 바로 레저·관광 섹션 담당기자인 본인이다.
하루에 많을 때는 20여통의 전화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취재차 오후 한나절 정도 자리를 비우게 되면 7~8개의 메시지가 앤서링에 남아 있다. 문의전화를 받을 때마다 성심껏 도와주려고 노력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기사 마감시간이 임박해 건성으로 대답할 경우도 있다.
가장 보편적인 질문은 소개된 관광지의 가는 길. 길 안내를 되도록 쉽고 정확하게 기입하려고 애쓰지만 지면 관계상 너무 길게 쓸 수도 없고 또 영어를 한글로 표기하면서 착오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 바로 ‘가는 길’이다. 독자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말은 여행 목적지의 지리를 미리 지도를 통해 충분히 공부하고 떠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남가주의 길 이름과 도시이름들은 영어는 물론 스패니시로 지어진 경우가 많고 스패니시로 발음될 가능성이 크며 때에 따라서는 스패니시를 영어처럼 발음하기 때문에 더욱 혼돈을 가져올 수 있다.
가는 길 다음으로는 무턱대고 ‘어디 가 볼 만한 곳이 없냐’는 질문이다. 사실 이런 질문이 대답하기가 가장 어렵다. 이미 잘 알려진 여행지를 소개하면 ‘그 곳은 이미 가보았다’는 볼멘 목소리가 들려온다. 경치는 다소 뒤지지만 인적이 드물어 조용히 가보기 좋은 곳을 알려주면 ‘그렇게 볼 것이 없어 어디 가보겠습니까’하는 추가 질문이 나온다. 상대방 마음에 딱 맞아떨어지는 대답을 하기가 정말 힘들 때가 바로 이런 경우이다.
종종 재미있는 전화도 받는다. 여행지에서의 ‘어글리 코리안들’의 행동 신고(?), 기사를 보고 체리를 따러 갔는데 체리가 이미 동이 났더라(이런 일은 대부분이 기사를 본 후에 3~4주가 지나서 뒤늦게 체리 농장을 방문할 때 발생한다), 캠핑장 문의는 물론 예약까지 기자가 해줄 수 있느냐는 간절한 부탁, 기사는 보았는데 스크립을 해놓지 못했다고 팩스로 기사를 보내줄 수 있는지, 같이 여행상품을 개발해 비즈니스에 뛰어들자는 제의 등 가지각색이다.
그래도 무엇보다 고마운 전화는 뭐니뭐니해도 소개해준 여행지를 잘 다녀왔다는 감사의 전화이다. 또한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사랑을 다시금 느꼈다고 전하는 전화를 받으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이런 전화를 받을 때 기자라는 직업에 작은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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