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기적이 일어났다. 이탈리아가 누구인가. 브라질과 함께 세계 최강의 전력을 가진 우승후보가 아니었던가. 그런 이탈리아를 우리가 이겼다. 그것도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 대역전의 감격과 함께.
한국 축구가 일궈낸 8강의 기적은 삼천리 방방곡곡,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까지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친 붉은 악마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없었다면 결코 이뤄질 수 없었다. 한반도와 세계를 온통 붉은 물결로 뒤흔들어 놓은 우리 응원단은 경기종료 2분을 남긴 절망의 상황에서도 승리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태극전사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었다. 온 국민이 그렇게 한 마음으로 갈구하는데 승리의 여신인들 외면할 수 있었겠는가.
우리 선수들이 극적인 역전 드라마로 국민들에게 또 한번 꿈과 희망을 안겨줬다면 붉은 악마는 4,300만 국민과 전 세계 580만 해외동포들에게 한 민족으로서의 일체감을 심어줬다.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고, 손뼉을 맞추고… 그들은 이제 단순히 ‘응원단’의 차원을 넘어 어느새 한국의 하나됨을 알리는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LA 한인들도 월드컵과 붉은 셔츠 덕분에 하나가 됐다. 한인타운에는 이른 아침까지 수천명의 한인들이 붉은 색 옷을 입은 채 조국 ‘대∼한민국’의 이름을 여한 없이 외쳤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온통 축구 얘기가 화제이고 1.5세, 2세들도 ‘한국인으로 태어난 게 자랑스럽다’며 어깨를 으쓱하고 있다. 일부 직장에서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붉은 색 티셔츠로 복장을 통일하는가 하면 태극기와 붉은 악마를 소재로 한 의상과 바디페인팅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보다 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이젠 우리가 스페인과 겨뤄 4강에 오르고, 못 오르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는 이미 붉은 악마들의 응원을 통해 가슴속 한구석에 접어뒀던 조국 사랑의 열정을 한껏 쏟아냈고 한국인의 저력과 가능성을 세계인에게 과시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종료휘슬이 울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필승 코레아’를 목놓아 외치는 붉은 악마들의 뜨거운 열정은 이번 월드컵이 낳은 최대의 감동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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