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이 아빠! 안 잘거야?”
“야! 너나 자. 어이구 어이구 저거…”
한국팀이 축구경기가 있는 날 남편과 나의 대화이다. 내가 TV를 보면 응원하는 팀이 지는 징크스가 있어서 특히 이번 월드컵 기간동안에는 TV 화면에 내 눈이 갈까봐 얼마나 애를 쓰는지….
오늘 새벽에도 남편은 2시부터 일어나서 TV를 켜놓고 나까지 잠을 깨우고 있었다.
“근이 아빠! 4시반까지 더 자고 보면 돼잖아…”
“잠이 안와서 그래”
어휴, 이 월드컵, 하여간 잠은 못 자도 좋다. 나도 빨강 색 셔츠는 입었으니까. 일단은 한국팀이 우승까지 가야 한다. 그렇지만 TV 안보기가 너무 힘든다. 차라리 잠이 들면 좋으련만 그러지도 못하는 것이 남편이 혼자 축구경기를 보다가 혹시 흥분해서 졸도라도(?) 할까봐 중간 중간 안방에서 근이 아빠! 불러보는 것이었다.
TV 소리만 나면 “근이 아빠”
아무 소리 없으면 더 크게 근이 아빠!
“어이구 저거 저렇게 비면 어떡해 어이구”
더 이상 나는 부르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 몇 대 몇인지, 이기는지 지는 지도 물을 수가 없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새삼 축구광인 남편 그리고 축구선수이셨던 하늘나라의 시아버님이 더욱 이해가 되었다.
시아버님의 축구에 얽힌 에피소드. 일제시대 일본 놈들 이길 건 기술 밖에 없다고 그 당시 양의사였던 시할아버님은 장남인 시아버님께서도 당신의 뒤를 이어서 의대에 가시길 기원하셨고 당연히 좋은 성적을 바라셨다. 하지만 축구가 그렇게 좋으셨던 시아버님의 성적표가 좋을 리 만무했다. 결국 시아버님은 장신의 성적표를 위조하여 시할아버님께 드렸고 시할아버님은 좋은 성적에 감격, 인삼 10근을 싸 가지고 시아버님의 학교를 방문했는데 결국 사실을 아신 시할아버님은 인삼 10근 가지고 가신 데서 1근만 빼고 9근은 도로 집으로 가져왔다.
아들은 의사를 못 만드셨지만 사위를 비롯 손주, 증손주들은 결국 의사의 길을 택하셨으니 시할아버님도 하늘나라에서 만족하실 거고 시아버님도 내 남편인 당신 아들이 한 때 축구광이었으니 하늘나라에서 즐거워하시리라 생각한다. 대한민국 짝짝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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