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자의 눈
▶ 정지원 <취재부 차장대우>
패배의 맛은 결코 달지는 않았다.
지난 3주간 전세계 한국인들을 모두 ‘하나’로 만든 월드컵이었지만 막상 독일과 터키에게 잇따라 패배하고 나니 약간은 허무하다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다.
물론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한국을 비롯, 이번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 32개국 국민들의 꿈은 ‘우승’이었을 테니까...
그래서인지 기자는 이번 월드컵 대회를 통해 성적에서 벗어난 2가지 면에서 태극 전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첫째는 경쟁국인 일본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의 머리 색깔이었다. 일본 팀의 경기를 본 축구 팬들은 모두 느꼈겠지만 거의 모든 일본 선수들의 머리색깔은 갈색, 노란색, 빨간색 등 휘황찬란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 중에는 신세대 김남일과 이천수를 제외하고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머리카락 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요즘 세상에 머리에 염색을 했다고 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고리타분한 일이다.
그러나 전 세계의 시선이 몰린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들이 국가, 더 나아가서는 아시안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아시안다운 모습을 보여준 사실에 대해 참으로 뿌듯하게 생각된다.
둘째로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에는 ‘거짓’이라는 걸 보기 힘들었다. 이번 대회의 우승국이자 세계 최강이라고 불리우는 브라질 선수들도 태클을 당하지 않았는데 넘어지는, 즉 ‘다이브’(Dive)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한국에게 승리한 독일 역시 선수들이 전수 훈련 때 ‘다이브’ 연습을 따로 하지 않나 할 정도로 기술적인 ‘다이브’ 실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결코 이유 없이 넘어지지 않았다. ESPN의 축구 해설가인 로버트 스톤씨는 한국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현대 스포츠에서 조국의 이름을 걸고 승리를 이루기 위해 선수 개개인의 자존심을 버리고 감독의 말에 복종하며 팬들과 함께 일심동체를 이루는 사례는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선수들과 팬들은 그 보기 힘든 장면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해줬다. 코리아 팀 파이팅!"이라고...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