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프로축구(MLS) 구단 LA 갤럭시가 한국 대표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한국 대 터키 월드컵 3∼4위전을 보기 위해 1만8,000여명 한인들이 와르르 몰려들어 LA 스테이플스 센터를 꽉 채운 광경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져 몸이 후끈 달아있다. 미국에서는 축구의 인기가 바닥인 마당에 그러한 인원이 동원될 시장이 있었는지 미처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인선수 영입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한국선수들의 머리가 너무 커졌다. 월드컵 직전에만 해도 안정환이 이탈리아에서, 황선홍과 박지성이 일본에서 뛰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다들 미국축구를 우습게 본다. 하나 같이 유럽리그 재목이라는 생각에 흠뻑 젖어있다.
사실 한국축구는 팀이 좋았지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뛰어난게 아니었다. 월드컵 4강은 명장 거스 히딩크가 짜낸 조직력에서 나온 것. 물론 아직도 국가대표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한 남아들의 투지가 바탕이었지만 그 것은 이번에 새로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외국무대서 통할 선수는 사실상 몇 안 된다. 감독이 만들어준 세트 플레이에서 헤딩슛을 박아 넣을지언정 1초를 쪼개는 순간에 슛을 날릴 다리 스피드가 되는 선수는 아마 황선홍, 박지성, 차두리 정도에 불과하다. 또 이운재, 홍명보 등 “입으로 뛰는 선수”들이 외국에서 지휘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돈도 안 맞는다. 미국 선수들에 따르면 MLS의 맥시멈 연봉은 27만5,000달러로 한국에서 더 큰돈을 버는 선수들이 많다. 돈을 덜 받고 미국에 올 일은 없다. MLS측은 이에 대해 “한국선수 영입을 원하는 이유는 마케팅 차원이기 때문에 광고계약(Endorsement)으로 충분히 얹혀줘야 한다는 점을 잘 안다”며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를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그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과연 그 가치가 있을까. 첫 사인은 갤럭시가 ‘코리안 나잇’으로 지정한 20일 경기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월드컵 당시에는 동네 한국 할머니들이 줄을 서서 공짜티켓을 받아 30달러짜리 암표장사까지 한 웃지도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지만 애국심과 공짜티켓을 빼면 도대체 몇 명이나 나타날지 의문이다. 자화자찬이 너무 심한 한국 월드컵 4강의 거품이 순식간에 걷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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