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로 생긴 개업 의사들의 두통거리는 갱년기 여성 호르몬이다. ‘프레마린’이 유방암을 유발시키느냐 하는 논쟁은 지난 30년간 해결되지 않고 있었는데 이 달에 결정적인 발표가 나왔다. ‘프렘프로’가 유방암, 자궁내막암뿐만 아니라 심장마비, 중풍, 혈관 응고증 발생률을 현저히 높아지게 한다는 것이다. 1만명당 20명이 생기는 병이 28명으로 는다는 것이니 어떻게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보건정책의 논쟁거리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게 마련이다. 아스피린으로도 뇌출혈이나 위궤양으로 죽을 수 있다. 그런데 여성 호르몬은 여러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젊음과 성생활을 그렇게도 중요시하는 미국 문화다. 약은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처방해야 되는 것인데 미국에서는 갱년기가 되면 무조건 여성 호르몬을 써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기는 그 덕분에 미국 여성은 늙어서도 건강하고 성생활에 연령제한이 없을 정도로 되었다.
지금 남자들에게 ‘바이애그라’가 회춘 약으로 쓰이는 것처럼 ‘프레마린’이나 ‘프렘프로’를 여성 청춘의 연장으로 쓰는 것이 당연한 라이프 스타일로 된 것이다. 그런 터에 1,000만명이 넘는 갱년기 이후의 여성들에게 경종이 내려졌으니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야단법석일 수밖에 없다.
둘째는 연구논문에도 문제점이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 발표는 모두 제약회사의 연구비 후원으로 된 것이어서 문제점을 확실치 않게 하였었는데 이번 연구논문은 정부(NIH) 기금으로 특정한 병의 발생률을 조사한 것이니 정확도와 신빙도가 높은 것이다. 가장 특이한 것은 지금까지 여성 호르몬이 심장을 보호한다는 이론을 뒤엎은 데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연구논문을 발표하는데 쓰는 측량수치다. 숫자로 측량하는 것은 좋지만 갱년기와 그 이후의 여성들의 삶의 질을 표현하는데는 수치로만 표현할 수 없는 것이 너무도 많다. 여성들의 느낌이라든지 행복감이라든지 도저히 잴 수 없는 것이 이 여성 호르몬으로 좌우되기 때문이다.
셋째로는 모든 약이 부작용이 있게 마련이니 여성 호르몬도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피해야 될 사람들은 안 쓰면 크게 문제가 안 되는 줄 알고 있다. 심장병이나 중풍이 가능한 여성, 암의 내력이 있는 가족 병력 등을 고려해서 처방해야 된다.
아무리 법석을 해도 젊음과 성을 중요시하는 미국적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될 리 없으니 여성 호르몬은 계속해서 널리 복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 제약회사에서 호르몬 용량을 줄이고 새로운 제품으로 문제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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