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진단
▶ (정연국/ UC 리버사이드 경영대학원장)
요즘 들어 미국 주식시장이 연일 폭락을 거듭하면서 나스닥 지수가 지난 5년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산중의 상당부분을 주식에 묻어두고 있는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을 엄청난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다.
주식의 가격이란 특정 기업의 미래 예상수익을 해당 시장이자율을 이용해서 현재 가치로 계산한 것이다. 2000년 이후 소위 닷컴의 붕괴가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이러한 미래 예상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내려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이라면 지난 수개월간의 급격한 주가하락은 대규모 에너지 회사인 엔론을 시작으로 최근 들어서는 대형 통신업체인 월드컴, 이제는 대형 제약 및 소비재 생산업체인 존슨 & 존슨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주요 대기업들의 수익을 산정하는 근거 자체가 불투명하고 심지어는 불법적인 회계조작에 근거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어난 것이다. 투자자들의 기업의 재무 재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일어난 사태로 전문가들까지 한치 앞을 못 보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급기야는 미국 정부가 기업 재무 재표의 투명화를 위한 법을 제정하겠다고 나서고 부시 대통령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미국 경제의 근본이 튼튼하고 경기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불신을 되돌려 놓기는 역부족인 것 같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나스닥 지수가 먼 장래에도 2000년 초 도달했던 5,000 수준을 회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업 재무재표의 투명화를 요구하는 새로운 법이 제정되고 투자자들이 새로운 확신을 가지는 시기가 결국은 오게 되겠지만 이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또 그런 시기가 오더라도 투자자들이 전보다 훨씬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주가는 그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주가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우리 개인 투자자들은 어떠한 자세로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지금이야말로 주식 및 금융자산 투자에 대한 사고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선 우리 개개인의 위험 감수도에 맞게 자산을 재분배하고 각자의 투자목적에 따라 주식, 채권, 현금성 유동 자산들에 골고루 분산해야 한다.
그리고 특히 우리들의 수익기대치를 현실성 있게 낮추어야 한다. 기술주를 타이밍을 맞추어 사고 파는 형태의 단기투자로 일확천금을 벌겠다는 신기루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10년 단위로 끊어서 보면 주식은 약 12~15%의 높은 연평균 수익률을 가져다 주기는 하지만 위험도가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금융상품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투자의 주목적이 앞으로 10년 이상 남은 은퇴 후 자금적립을 위한 것이라면 투자 자산 중 주식의 비중을 높이 유지하고 그 중에서 특히 성장형 기업들의 주식을 상당량 보유해도 좋다. 그러나 투자의 목적이 앞으로 2년 남짓 밖에 남지 않은 자녀의 대학 학자금 마련이나 주택 및 사업체 구입을 위한 목돈 마련이라면 주식 비중은 최대한 낮추고 그 중에서도 전통적인 우량 기업들의 주식을 대부분 보유하고 대부분 자산은 정부채권 단기 현금성 금융상품에 배분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주식의 비중을 낮추었다가 주가가 상승하면 돈 벌 기회를 놓치지 않겠느냐고 걱정하는 투자자도 있겠지만 “벌지 못한 돈은 내 돈이 아니고 무리했다가 잃는 돈은 내 돈”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일확천금의 욕심을 버리고 투자목적에 맞는 자산분배로 주가변동에 개의치 않고 가족과 함께 즐겁게 지내는 것이야말로 가치 있는 삶임을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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