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영어 발음을 더 유창하게 하기 위하여 어린 자녀들에게 혀 수술을 해주는 일까지 있다고 한다. 요즈음 여름방학을 맞아 고국의 친인척들이 이곳 미국으로 휴가여행을 와서 어느 집이고 손님 대접에 분주 하다.
며칠 전에 친구 집에 네 사람의 손님이 예고 없이 왔다고 한다. 짧은 방학동안에 영어를 배우면 얼마나 배운다고 일방적인 스케줄 짜 가지고 와서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친구는 불평을 늘어놓는다.
영어! 영어를 잘 해야만 출세하는 세상이라고 누가 단정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보다는 사람의 됨됨이를 갖춘 인성교육이 더 시급한 세상이다. 물질 만능에 도취되어 무엇이 귀한 것인지 분별 못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는 것에 우리 기성 세대들은 가슴 저림을 느낀다.
지구촌은 일일 생활권 안에서 급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사 상사 요원들이 가족 동반으로 해외근무를 하는 경우가 날로 수를 더해 가고 있다.
40대 중반의 어느 부부는 5년간의 해외 근무를 마치고 귀국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때 해외에 나간 아이들이 영어를 구사하는데 제법 능숙해졌는데 다시 귀국 발령 때문에 한국말 생활권으로 바뀐 것이 그 부모들에게는 걱정으로 받아들여지게 되 었다.
“영어를 못하면 어쩌나. 이 시점에서 더 뒤지는 것은 안 돼” 방법이 떠올랐다. 온 가족이 집에서도 영어로만 생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걸림돌은 시어머니였다.
해외 근무중 시누이와 살던 시어머니가 다시 돌아와 함께 살게 되었다. 온 가족이 영어로 대화 할 때 어울리지 못하는 것은 할머니뿐이었다.
어느 날 친구가 집에 놀러 왔다가 돌아갈 때 손자는 할머니에게 “굿바이 하세요”라고 가르쳐 드렸다. 혀가 굳은 할머니의 발음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응 그래. 구두 바이…” “또 와라, 영철아.” “할머니 굿 바이라고요” “그래 그래 구두바이” “그게 뭘 어려워. 구두에다 바이만 붙이면 되는걸” 그 광경을 바라보던 며느리는 잔득 찌푸린 얼굴로 “어휴 어머니 때문에 아이들 영어 실력 모두 망쳐 버린다니까.”
다음날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보따리를 싸 들려 시누이 집으로 쫓으며 말하였다. “어머니, 할 수 없어요. 아이들 영어발음에 지장이 있으니 어쩔 수가 없네요.” 등이 굽고 기력 없는 늙은 시어머니… 손자 손녀의 재롱 보며 사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는데……
가벼운 보따리를 들고 대문을 나서는 어머니. 아들의 권한은 오간 데 없고 며느리 위세에 눌려 굿 바이가 안 된다고 시어머니를 밀어내 보내다니. 할머니의 얼굴은 눈물로 얼룩 졌다. “영어가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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