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비치에 거주하는 베트남계 남성 리처드 밴 팜(62 사진)이 산타 카탈리나 섬을 향해 가던 중 26피트 규모의 보트가 망가져 근 4개월간을 해상에서 표류하다 기적적으로 구조된 소식이 보도되면서 “보트를 선물하겠다”등의 온정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코스타리카 300마일 밖 해상에서 해군선 맥클러스키에 의해 발견되어 23일 LA로 귀환했다. 롱비치에서부터 약 2,500마일을 망망대해에서 홀로 살아 온 스토리는 남가주뿐 아니라 전국의 화제거리로 퍼져 나갔다.
“자격있는 뱃사람”
주민·연극단체들
앞다퉈 십시일반
먼저 어윈 프레운드(49 과학자)는 25일 자신이 소유한 25피트 길이의 보트’코로나도 슬루프’를 그에게 주겠다고 제의했다. 어윈은 리처드가 4개월간 함께 표류했던 보트 ‘시 브리즈’를 구조될 당시 어쩔 수 없이 침수시키면서 슬퍼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배를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러사람들도 “그야말로 보트를 가질 만한 자격있는 배사람이다”라며 배를 선물한 의사를 전해왔다.
그를 구조한 선원에 따르면 처음 발견됐을 당시 리처드는 마스트와 모터, 라디오도 다 망가진 자신의 보트를 꼭 고쳐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맥클러스키호 선원들은 도저히 보수가 불가능함을 파악하고 그의 동의하에 그보트를 바닷속에 가라앉혔다. 그는 수년전부터 보트를 집 삼아 롱비치 항구를 거점으로 카탈리나나 채널 아일랜드등을 항해하면서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시브리즈 보트는 가족도 없고 뚜렷한 거주지도 없는 그에게는 전재산이며 집이었다는 것.
어윈은 “돛대도 삿대도 없는 고장난 배로 넉달간이나 혼자 표류하면서 생존했다는 것은 인간승리이며 그 기적을 만들어 낸 그의 내적 강인함에 존경을 표한다”며 “자신의 보트가 강제침수되는 것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는 내용을 듣고 배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외에도 구조선원들이 모아준 비행기값으로 LA로 돌아와 이민국등의 조사를 받고 ‘전과나 의심스런 혐의가 없다”며 풀려난 리처드가 갈데도 없다는 소식을 들은 주민들도 물심양면으로 그를 돕겠다고 나섰다.
연극배우 단 앰버슨(LA거주)은 “바다 거북이와 갈매기, 튜나와 빗물로 연명했다는 그의 스토리를 듣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며 그가 재직중인 플레이 하우스 웨스트 레퍼터리 극장소속 배우들과 돈을 모아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리처드에 따르면 그는 1976년 베트남에서 미국에 왔으며 한때는 노스할리웃, 컬버시티, LA에 가구점들과 1개의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등 성공적으로 살았다. 그러나 10년전 교통사고로 6개월간 식물인간 상태가 된후 그는 기억력부터 재산까지 모든 것을 깡그리 잃어버렸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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