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 북미 민주화 운동 시발점이 임기 마지막 방문지 돼
천부적 정치감각…‘마이크로 매니지먼트는 실책’
시애틀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시작’인 동시에 ‘끝맺음’의 도시로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동원모 한국 민주회복 통일 촉진 국민회의(한민통) 전 의장이 강조했다.
73년에 설립된 한민통 미주본부 창립위원으로 의장 및 수석 부의장을 지내며 10여년간 DJ 민주화 운동을 지원했던 동 박사는 당시 워싱턴 대학의 제임스 팔레,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DJ의 시애틀 강연을 주선, 시애틀 및 샌프란시스코서 가장 먼저 DJ 북미 민주화 운동의 발동이 걸렸다고 회고했다.
동 박사는 이번 DJ의 시애틀 방문은 북미 민주화의 시발 도시에서 그가 지난 5년간의 임기를 결산한다는 역사적 측면에서 중요한 도시가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달라스 소재 남부 감리대학(SMU) 정치학 교수로 32년간 재임하다 2년전 워싱턴 대학 잭슨스쿨 한국학 상임학자로 부임한 동박사는 73년 8월8일 일본 도쿄 호텔서 DJ가 중앙정보부 공작원에 의해 납치 당하자 워싱턴 DC를 중심으로 한민통 미주본부를 결성, DJ 살려내기의 주역을 담당했다고 밝혔다.
세계 기독학생 대회 한국대표였던 동박사는 조국의 민주화를 염려하던 차에 군사 독재정권에 용기 있게 정면대결하며‘선 민주 후 통일’논을 편 DJ를 지원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DJ의 미주 연설 통역도 맡았던 동박사는 DJ가 남한과 북한을‘아마 독재’와‘프로 독재’로 비유하는 등 적재적소에 맞는 어휘를 사용할 줄 아는 천부적인 정치감각의 소유자라고 말했다.
남들로부터‘빨갱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아가며 DJ를 지원한 뒤 그가‘국민의 대통령’으로 당선돼 선서하는 모습을 보면서 누구보다 감회가 깊었으나 5년 임기를 마감하는 DJ를 바라보며 아쉬운 점도 많다고 동 박사는 말했다.
그는 북핵 위기로 DJ의 햇볕정책의 당위성까지 흔들리고 있는 데다 지역 감정의 골이 더 깊어졌으며 대통령의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는 효율적인 정책 수행의 걸림돌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DJ 북미 민주화 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청와대에 초대받은 바 있는 동 박사는“한국은 물론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가들이 모두 북핵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원하나 실제적 접근 방법이 제각기 다른 뜨거운 감자”라고 역설했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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