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퍼낸도 밸리는 포르노 산업의 메카다. 왜 이곳이 포르노 산업의 중심지가 됐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영화의 본산 할리웃이 인근이 있는 것으로 미뤄 한 때 스타의 꿈을 안고 이곳에 몰려든 배우 지망생이나 생계 유지를 위해 이 길로 접어든 것이 아닌가 추측할 따름이다.
한 때 연예계의 사생아로 멸시 당하던 포르노 사업은 이제 연 매출 100억달러를 돌파하며 대기업들도 군침을 흘리는 시장으로 변모했다. 30년 전만도 미국 내 포르노 시장 규모는 연 50만달러 수준이었다. 이 정도는 이제 웬만한 포르노 사이트가 하루에 버는 돈이다.
포르노 업계의 비약적 발전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테크놀러지의 발달이다. 1975년 소니가 VCR을 처음 보급하기 시작했을 때만도 포르노를 즐기는 사람은 사회 변두리 극소수 층에 불과했다. 그러나 미국 가정의 80%가 VCR을 갖게 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안방에서 다른 사람 눈치 안보고 볼 수 있는 길이 열리자 이에 대한 수요가 폭증, 포르노 비디오를 사거나 빌려 보는 시장이 전체 비디오 매출의 3분의1인 연 40억달러 규모로 커진 것이다.
거기다 케이블 TV와 인터넷의 발달은 비디오 가게로 가는 수고까지 덜어 줘 포르노 열기에 불을 지폈다. 정기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미국인의 4분의1인 2,100만명이 적어도 한 달에 한번 6만개에 달하는 포르노 사이트에 접속한다. 포르노 비디오 렌탈 건수가 연 7억건이 넘고 있고 매년 1만개가 넘는 비디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불과 10년 전에 비해 10배가 넘는 수치다.
이 와중에 LA 한인타운이 한국 포르노 웹사이트 업체들의 전진기지가 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국 음란물 사이트들이 한국 정부의 단속을 피해 한인타운으로 서버를 옮기고 LA 한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사이트도 가세, 한때 인터넷 벤처타운으로까지 불리던 한인타운 윌셔가가 이제 인터넷 포르노 공급처로 바뀌고 있다.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는 하이텍의 몰락에도 불구, 거의 유일하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 노릇을 하고 있다. 인터넷 버블의 붕괴로 일거리를 잃은 한인 1.5세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포르노는 연방 수정헌법 1조가 규정의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하에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한인들이 포르노 공급자 역할을 하는 것을 법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윌셔가에 100개가 넘는 한인 포르노 업체가 득실댄다는 것은 문제다. 가뜩이나 노래방과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가 과도하게 몰려 있는 곳이 코리아타운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인타운이 밸리에 이어 ‘제2의 포르노 본산’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지 않을까 걱정이다.
<민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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