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상군(孟嘗君)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공자로 수천명의 식객을 거느렸던 것으로 유명하다. 천하에 이름을 떨치던 그이지만 하루 아침 세를 잃자 그렇게 많던 식객들이 모두 발길을 끊었다.
맹상군이 다시 제나라의 재상이 됐다. 사람들이 다시 몰려 들었다. 이를 보고 맹상군이 화를 내자 한 측근이 말렸다.
권력을 가진 자가 그 권력을 잃었을 때 사람들이 떠나는 것은 당연한 일로 그런 것쯤으로 일희일비(一喜一悲)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맹상군은 그 충고를 따랐다고 한다.
조나라 대장군 염파(廉頗)에게도 비슷한 일화가 따른다. 장군직에서 파면돼 권세를 잃자 옛부터 정들었던 손들이 모두 떠났다. 그러다가 다시 등용되자 손들이 찾아든 것.
염파가 노하여 손들을 물리치려고 하자 한 손이 이렇게 간했다고 한다. “우리는 장군에게 권세가 있으면 몰려오고, 없으면 떠날 뿐입니다. 그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사마천은 사기 급정열전(汲鄭列傳)에서 이렇게 썼다. “급암과 정당시(모두 한무제때의 현신들) 정도의 현인이라도 세력이 있으면 빈객이 열배로 늘어나지만 세력이 없으면 모두 떨어져 나간다. 보통 사람의 경우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후보 단일화 이후 민주당 내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한다. 당사에 얼씬거리지도 않던 사람들이 노무현 후보의 눈도장을 찍느라고 난리라고 한다.
더 가관인 것은 노무현 후보를 탄생시킨 국민경선은 ‘사기극’이라며 민주당을 떠나 반노(反盧)를 외치던 의원들의 행태다. 되돌아와 대선승리에 앞장을 서겠다고 충성을 다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합집산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어차피 세를 따르고 이익을 쫓는 게 정치라고 한다면 어느정도 이해 할 수도 있어 하는 말이다.
그렇지만 격(格)이라는 게 있다. 품위라는 게 있다. 아무리 ‘눈가리고 아웅’의 정치라고 해도 지켜야 할 최저선의 품위는 있는 법이다. 그마저 지켜지지 않을 때 이는 더 이상 정치가 아니다.
뭐라고 할까. 로맨스를 다뤘다는 영화인데 리얼리티도, 예술성도, 품위도 없이 원초적 본능만 자극할 때 그 영화는 ‘X레이트’의 저질 포르노로 취급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포르노성 문화는 잡균처럼 질기고 전파력이 강한 게 특징이다. 문제는 거기 있는 게 아닐까. 본격적인 대선가도다. LA 한인사회는 제대로 면역체계를 갖추었는지….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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