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중생 2명을 치어 숨지게 한 미군 장갑차 운전병 등이 무죄 평결을 받음에 따라 이를 항의하기 위해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범대위) 투쟁단이 미국에 도착, 관련 활동을 벌였다.
투쟁단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에게 한국 국민들의 분노와 요구가 담긴 130만명의 서명용지와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미국내 여론을 환기시키겠다는 당초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엔 본부 앞과 맨하탄 타임스 스퀘어 앞에서 마련한 가두시위에는 불과 20여명이 참여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빚었다.
이번 장갑차 사건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상당수 뉴욕동포들도 미국의 사과는 물론, 다시는 유사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SOFA 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미 투쟁단의 활동이 뉴욕동포들의 관심을 사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그러나 이같은 결과는 뉴욕동포들의 무관심에서가 아니라 투쟁단의 계산착오에서 발생한 점이라는 사실은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방미 투쟁단은 뉴욕한인회, 교회협의회, 지역·직능단체 등 수십개에 달하는 한인사회의 대표단체들이 아닌 민족·민주통일운동을 주장하며 활동해온 대북교류단체들로 구성된 뉴욕후원회를 통해 뉴욕방문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특히 뉴욕후원회에 얼마전 한국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인물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북한이 이번 여중생 사망사건을 해외동포들의 반미운동 확산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의혹으로 연결되면서 일반 동포들의 참여를 가로막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투쟁단이 뉴욕 동포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한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하루 빨리 파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사한 활동을 벌일 또다른 한국 단체가 있다면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yishin@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