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한인 노동 이민자들이 처음 미국 땅에 발을 디딘 지 100돌이 되는 2003년의 개막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저물어 가는 2002년은 미주 한인사회가 전국 각 지역에서 100주년 기념사업회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념사업들을 추진하며 이민 100주년을 맞는 준비에 전력을 다한 한 해였다.
이와 더불어 올해 미 주류사회에서는 연방 상·하원이 100주년 기념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캘리포니아주 차원에서도 주 의회에 이어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가 공식 이민 꼭 100년째가 되는 내년 1월13일을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일로 선포할 전망이다. 여기에 이번주에는 한인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결의안이 LA시의회에서 채택됐다. 지난 11일 한인타운이 지역구인 네이트 홀든 시의원의 발의로 이뤄진 이번 결의안은 연방의회나 주의회의 그것처럼 100년전 미국 땅에 처음 발을 디딘 초기 한인 이민자들을 기리고 한인사회의 미국사회 공헌에 감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연방과 지역정부 차원의 움직임은 한인들에게 역사적 의미를 지닌 이민 100주년을 주류사회에 공식화하고 축하 무드를 확산하기 위한 미주 한인사회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이어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미국내 한인 최대 밀집지인 LA의 시의회에서 이뤄진 이번 한인 이민 100주년 결의안 채택은 이 지역에 사는 한인 이민자들에게 상징적 의미가 클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뜻깊은 현장에 한인사회 대표 인사들이나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이 전혀 보이지 않은 것은 사안의 중요성에 비춰볼 때 이상스러웠다. 확인 결과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은 시의회가 100주년 기념 결의안을 선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결의안을 주도한 홀든 시의원 사무실측에서는 간접적으로 이민 기념사업회 등 한인사회에 알렸다고 밝혔지만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은 “전혀 통보를 받지 못했는데 어떻게 된거냐”며 뒤늦게 법석을 떨었다는 후문이다.
홀든 시의원측 한 관계자는 “뜻깊은 행사를 한인사회와 함께 하기 위해 이를 알리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손발이 잘 안 맞은 것 같다”며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긴 했지만 한인 전체를 대표해 100주년 기념 준비를 담당하고 있는 기념사업회도 센테니얼 해의 시작이 눈앞에 닥친 상황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이번 해프닝의 원인이 어디에 있든 시의회의 100주년 결의안 채택이라는 희소식 뒤에 남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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