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우리는 보통 한해의 결심을 세우게 된다.
그 해를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계획하고 자신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러나 결심을 실행에 옮기기는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결심은 자신과의 약속이며 이 약속을 안 지켰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지도 않을뿐더러 어떠한 구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기자도 우연히 94년 일기장에서 새해결심 10계명을 써놓은 것을 보고 쓴웃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항상 웃자, 영어를 배우자, 컴퓨터를 배우자, 성경을 읽자, 기도를 하자, 재정계획을 세우자, 운동을 하자, 술을 줄이자(가능하면 끊자), 정리하는 생활을 하자, 계획과 기획에 힘쓰자 등이다. 주로 평소 생활에서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새해결심을 세웠다.
이 가운데 극히 일부는 실천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포기해버린 상태이다.
대부분의 결심을 실천하지 못한 이유를 이제야 조용히 분석해 보니까 한꺼번에 생활리듬과 습관을 바꾸거나 개혁하기 위해 너무 욕심을 부렸다는 점이다. 한두 달 정도 끌고는 갔지만 결국 실천에 옮기지 못한 이유는 욕심도 욕심이지만 왜 그 결심을 세웠는지 동기설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95년까지 새해 결심 10계명을 써놓고 그 다음해부터는 아예 결심이 없는 것을 보면 어차피 세워도 지키지도 못할 결심이라고 자포자기해 새해결심을 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일단 구체적인 결심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원하는 변화를 이끌어 낼 확률이 10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한 대학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새해 결심자들은 6개월 후 행동변화를 일으킨 경우가 46%에 달한 반면 아예 결심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단지 4%만이 행동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결심을 하고 안하고는 이처럼 행동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된 셈이다.
사람의 생각이 습관을 만들고 습관의 변화는 행동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한 사람의 생애를 결정한다. 이렇듯이 중요한 생각의 기초는 결심에 근거하고 있다. 결심하는 생활은 결국 한 사람의 생애를 결정지을 수 있으리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결심 실천법은 ▲변화를 만들려는 강한 동기유발 ▲결심을 실천하는 과정 가운데 나타나는 각종 난관에 현명하게 대처 ▲진전과정을 계속 기록해 두면서 개선되는 과정을 스스로 점검할 것 ▲나쁜 습관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 ▲자신의 결심을 공개하고 격려를 받을 것 등이다.
마침내 결심을 실천했을 때는 자신을 칭찬하는 아량도 베풀고 실천하지 못했다고 해서 자신을 비난하거나 죄책감을 가지는 것은 금물이며 그 대신에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결심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연구하면서 다시 재도전하고 연초에 못하면 연말까지 기간을 연장해 꾸준히 시행해 보라는 것이다.
계미년 새해에는 실천할 수 없는 결심을 많이 세우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실천이 가능한 결심을 치밀하게 구체적으로 세우는 한해였으면 한다. 욕심을 내서 결심을 많이 세워놓고 이를 실천하기가 불가능해 나중에 자포자기하기보다는 작고 소박한 결심이라도 이를 실천하는 성취감을 맛보는 것이 훨씬 실속이 있을 것이다.
peterpa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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