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의견]
▶ 배태일(한국인권문제 연구소장)
지난 12월 19일에 우리의 조국에서는 엄청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다. 불과 일년 전만 하더라도 생각지도 못했던 노무현씨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단순히 노무현이라는 한 정치인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아니라 우리 나라에 커다란 변혁이 일어난 것이다. 정치자금을 모아 계보의원들을 거느릴 줄 모르고, 그렇다고 크게 이름이 알려진 것도 아니고, 높은 직위를 많이 거친 것도 아닌 사람이, 대다수의 사람들이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본인도 지난 5년동안 그렇게 생각해온 사람을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선거혁명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을 현장에서 지켜보고자 5일간 서울을 방문한 필자의 느낌을 소개하고자 한다.
인터넷의 위력
노무현씨는 인터넷이 없었더라면 대통령은 커녕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국민들의 관심을 조금이나마 끌어보기 위해 도입되었던 국민경선 제도에 노무현씨를 좋아하는 수 많은 네티즌들이 투표참가를 지원하지 않았더라면 대세론을 앞세운 이인제씨를 그가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노후보의 인기가 떨어져 민주당 의원들이 흔들어대고 탈당하고 심지어 386세대의 기수라는 김민석 의원까지 탈당하자 노후보를 지키자고 온라인으로 돈을 보내기 시작해서 노후보를 살려낸 것도 인터넷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야밤의 테러 행위같은 정몽준씨의 지지철회 선언이 있은 후에 노후보를 위해 밤새 동안 그리고 선거당일까지 움직여서 그를 마침내 당선 시킨 것이 인터넷이었다. 노후보 지지자들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호소하고, 권영길 후보 지지자들에게 보수후보 이회창씨의 당선을 막는 것이 민주노동당 후보의 득표율을 높이는 것보다 더욱 급선무라고 주장한 것이 인터넷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인터넷의 힘이 얼마나 강한가는 12월 8일과 9일 양일에 걸친 특집을 통해 인터넷 매체의 문제점을 동아일보가 머리 기사로 실어 공격한 데서 엿볼수 있다. 선거가 끝난 직후에는 인터넷 매체의 대표격인 오마이 뉴스에서 인터넷 신문이 조.중.동을 이겼다고 선언했다.
젊은 세대의 분출되는 변화의 욕구
인터넷은 하나의 미디움으로써 물건을 담는 그릇처럼 담을 물건이 없으면 별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위력적인 인터넷이라는 미디움에 담을 젊은 세대의 변화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6.25동란을 겪지 않았고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을 겪지 않은 그들은, 스스로를 엽전이라 비하하는 선배 세대와 달리, 한국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다. 그러한 자부심은 월드컵 행사를 통해 유감없이 발휘되었고, 효순양과 미선양의 추모를 위한 촛불시위를 통해 “미국이여 우리를 무시하지 말라”고 외쳐댄 것이다. 이러한 그들은 짜증나게 하는 저질의 한국 정치가 향상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원칙을 지키다 손해보는 “바보 노무현”에게서 그러한 희망을 찾았다.
젊은 세대의 변화에 대한 욕구가 인터넷을 통해서 이미 월드컵 때에 분출되었고 촛불 시위에서 분출되었다. 수 만 명이 모이는 거대한 집회가 일간 신문에 광고 하나 내지 않고 벽보 한 장 붙이지 않고 가능하다는 놀라운 사실을 5,60대의 세대들은 대부분 깨닫지 못했다. 조.중.동이라 약칭되는 수구언론의 왜곡된 보도가 각 가정에 배달되기 전에 이미 이러한 신문들의 기사의 잘잘못이 분석되어 인터넷에 떠오르고는 한다. 넷맹들이 많은 노장년 세대의 사람들은 이러한 엄청난 변화를 모르고 수구언론이 먹여주는 왜곡된 의견들이 여론인 줄 착각하고 지냈으니 대통령 후보의 지지도에 엄청난 세대간의 격차가 생길 수 밖에 없었다.
DJ 플러스 알파
노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DJ 정부에서는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도 없었고 도움을 주지도 않았다. 그러나 DJ 정권이 들어섬으로써 생긴 변화 위에서 그의 대통령 당선이 가능하였다. DJ 정부가 IT 산업에 역점을 두어 추진하였으므로 인터넷이 세계적 보급율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노무현의 당선을 위해 IT 산업을 추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가 그렇게 되었다. 남북정상 회담으로 상징되는 햇볕정책이 가져 온 변화 위에서 노후보의 당선이 가능했다. 선거 기간 중에 터져나온 북한 핵개발이나 북한의 미사일 수출 같은 뉴스는 옛날 같으면 민주당 후보에게는 치명타를 먹이는 소위 북풍이었다. 그러나 북풍은 이번 선거에서 아무런 위력도 발휘하지 못했다. 따라서 노후보의 당선은 “DJ 플러스 알파”라고 부를 수 있다.
지난 대선의 삼파전과 달리 이번에는 양강구도로 진행되었으니 노후보는 득표에 있어서도 “DJ 플러스 알파”를 달성했다. 이제 그는 사회개혁과 정치개혁에도“DJ 플러스 알파”의 성과를 얻어야 할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