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어때요? 칼국수는? 라볶이도 맛있는데…."
TV 화면으로 낯이 익은 박은경씨가 앞치마를 두르고 연신 학생 손님들에게 음식 맛을 물어보자 테이블에 모여 음식을 먹으면서 수다떨던 학생들이 "정말 맛있어요!"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박은경씨는 "당근이지. 맛이 없다면 곧 죽음이지"하고 응수하자 학생들은 까르르 웃어댔다. TV 장면이 아니다. 14년간의 방송 생활을 잠시 접고 지난 11월 플러싱 공용주차장 옆 도레미 백화점 2층의 넷앳아이 PC방 옆에 ‘꼬시네 스낵’을 차린 박은경 분식점 사장의 실생활 이다.
박은경씨가 누군가. 한국 MBC 개그맨 공채 3기로 입사해서 각종 코미디 프로에 출연했고 이후 KBS, 교육방송 등에서 리포터와 MC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96년 뉴욕에 온 뒤에도 한인 라디오 방송에서 MC와 리포터로 활동했으며 ‘가요펀치’를 5년간 진행해 ‘펀치댁’이란 별명도 얻었다. 경력에 걸맞게 성격도 쾌활하고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입담이나 재치가 넘치는 그가 마이크를 내던지고 앞치마를 두른 ‘꼬시네 댁’으로 변신한 것이다.
가게 이름부터가 재미있다. "꼬시네(COCINA)는 스페인어로 ‘음식’ 또는 ‘요리’란 의미예요.
좋은 가게 이름을 찾으려고 인터넷을 뒤지다가 발견했어요"한다.
메뉴도 ‘엄마 손으로 직접 빚은 해물 칼국수’, ‘고소한 맛 생돈까스’, ‘떡볶이와 라면의 나르는 맛’, ‘한국인의 맛 불 뚝배기’ 등 재미있다.
"저희 이모님(유재옥씨) 손맛은 한국에서도 알아줬어요. PC방을 찾아온 청소년 손님은 물론이고 일반 손님들도 음식 소문을 듣고 찾아올 정도라니까요. 우선 재료를 아끼지 않고 조미료는 아예 사지도 않아요. 깨끗하고 맛있게 손님에게 팔자는 게 저와 이모의 각오입니다"고 한다.
"세금 계산을 할 줄 몰라서 음식값에 세금도 못 붙여요"라며 너스레를 떤 박은경씨, 아니 박 사장은 "맛은 있지만 다른 집보다 1불이라도 싸게 팔려고 노력해요. 저녁때 ‘쐬주’라도 한 병 슬그머니 가져오시는 손님이 있다면 안주도 드립니다. 오셔서 맛있게 그리고 즐겁게 음식을 드시고 기분 좋아서 돌아가시길 바래요." 문의; 917-939-5060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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