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르게 음악에 조예가 깊거나, 음악을 특별하게 공부한 적은 없지만 바다건너 객지생활에 꼭 필요할 것 같아 안익태의 "코리안 환타지"CD를 챙겨 왔었다. 결혼식을 하고 비자를 기다리는 몇개월동안 앞으로의 여러가지 계획을 세우면서 태어날 아이들에게 반드시 들려줘야 할 것 같은 일종의 의무감(?)이었던 것 같다.
아이들 태교음악으로도 가끔씩 들었던 곡, 아이들이 자라고 한글을 한 두자씩 읽기 시작할 무렵부터 애국가를 이해시키기 위해 함께 들었던 이곡을 생음악으로 들을 기회를 얻게 되었다.
언제인가는 생음으로 듣게 되겠지 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생겼다. 음악회를 감상하기엔 아직 좀 어린 아이들이 장시간을 잘 견뎌낼 수 있을까싶어 망설이고 있는데 남편이 티켓을 구해왔다. 새해 첫 주말을 가족과 함께 감동적인 음악회에 초대되었다.
아이들이 지루할까봐 그리고 좀더 잘 이해했으면 싶어서 미리 집에서 전곡을 듣고, 음악회의 에티켓을 일러주며 정신무장을 철저히 시키고 출발하였다.
음악을 하는 진정한 마음은 남에게 잘 보이기위해서 하는게 아니고 청중과의 짜릿한 희열의 교감, 숨죽이고 심취되는 음악적 공감대를 얻기위해 연주한다고 어디선가 주워들은것 같다. 마치 글을 쓰는 사람들이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있음직한 생의 내면적 고통과 갈등을 공감된 글로 표현하듯이 음악가 그들은 가장 최상의 음악적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훈련하고 생각하고 또 연구한다고 들었다.
아무리 이곳에서 태어나 자랐었도 한국인의 피가 흐르기 때문인지 아이들은 생각보다 긴 시간내내 에티켓을 잘 지켜주었다. 우리모두가 한민족임을 충분히 공감시켜주는 무대였다.
외국에 사는 베네핏(Benefit)중의 하나가 누구나가 애국자가 된다는 것이다. 학창시절 조회시간마다 아무리 열심히 애국가를 불러도 눈물 한방울 나오지 않던 우리가 이곳에 살아가는동안 그 서두 반주부문만 들어도 콧날이 시큰거리고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치밀어오르는 것 같은 통정을 느끼는 건 우리가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미국이민 100년을 지나는 물줄기에 아이들 손을 잡고 서서, 지나온 선조들의 희생의 감내를 반추하면서 앞으로의 100년을 상상해본다. 작은물들이 모여 큰바다로 나아가듯 나의 아이들 그리고 그후세대가 살아가게 될 큰 바다를 상상하면서 주부로서 나의 아이들의 삶의 진정한 받침돌로 열심히 살아 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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