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자신의 동료가 추방위기에 처해 한인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다급한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철없던 시절 저지른 범죄가 소급 적용되는 바람에 추방위기에 처한 동료 김병욱씨의 처지가 딱하다며 뉴욕 한인동포들의 도움이 간절하다는 내용이었다.
김병욱씨는 13세이던 87년 중국계 갱단으로 활동하다 살인사건에 연루됐다. 당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으나 유죄판결을 받은 김씨는 7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한 후 출소, 현재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 직장생활과 교회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영주권자라도 1년 이상 실형을 받은 전과자는 모두 추방 재판에 부쳐 대부분 국외로 추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96년 개정된 이민법에 따라 김씨는 현재 추방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로 패하면 바로 한국으로 쫓겨나게 된다.
사건 당시 범행에 가담했던 공범 7명이 모두 가벼운 처벌을 받고 풀려난 데다 무죄를 주장하던 자신만 유죄판결을 받아 이상하고 억울하게 여겼던 김씨는 최근 공범 중 한명으로부터 결백을 인정하는 편지까지 받은 상태이다.
어린 나이에 미국에와 미국 문화와 환경에 더 익숙한 김씨의 경우 한순간의 실수로 범법자가 되어 자신의 죄과를 치렀음에도 불구, 가족과 연고가 없는 낯선 한국으로 추방한다면 삶이 한순간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김씨 추방 재판은 김씨 개인의 법정 소송일 뿐만 아니라 현재 비슷한 처지에 놓인 한인 이민자와 그 가족, 앞으로 이 나라에서 살아갈 이민자들의 앞날이 걸려 있는 중요한 사건이다.
지난해 비슷한 처지에 놓여 추방 재판을 받았던 뉴욕한인 민성식씨가 한인사회의 도움으로 추방 위기에서 벗어났다. 당시 한인 교계 및 사회·봉사 단체 등이 적극 나서 서명운동과 이메일, 편지 보내기 운동 등을 추진, 민씨를 구명했었다.
다시 한번 한인 커뮤니티가 나서 김씨 추방이 가혹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힘을 보태주는 길만이 김씨를 추방 위기에서 구하는 유일한 길이다.
김휘경 <취재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