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시 최초의 아시안 시의원이라는 수식어를 항상 달고 다니는 플러싱 20지구 잔 리우 시의원.
지난 12일 플러싱에서 열린 뉴욕주 제22하원지구 베리 그로덴칙 의원의 취임식에서도 그에 대한 소개는 어김없이 이렇게 시작됐다. 이날 취임식에는 쟁쟁한 연방 및 뉴욕주정부 정치인들과 그의 지지자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취임축사 순서에서 사회를 맡은 연방하원 뉴욕 제5지구의 개리 애커맨 의원은 리우 시의원의 차례가 오자 "뉴욕 시 최초의 아시안 시의원"이라는 소개를 빼놓지 않았다.
이에 단상에 올라선 리우 시의원은 "내가 아시안이라는 것은 이전부터 그랬듯이 아마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너무도 당연한 첫 한 마디로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뉴욕 시 최초의 아시안 시의원이라는 수식어는 중요치 않다"며 인사말을 이어갔다. 다인종이 모여 사는 지구촌 속의 소지구촌 마을 플러싱, 퀸즈 나아가 뉴욕시에서 굳이 인종을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 "살기 좋은 사회를 건설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모두 `함께’ 이뤄간다"는 것임을 거듭 강조했던 그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물론 이민자의 입장에서는 아시안으로써의 자부심과 긍지를 드높이기 위해 좋은 일이면 아시안이라는 수식어를 즐겨 사용하길 원하는 것이 사실이고 또한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한인들 모습을 살펴보면 화목한 인종화합은 고사하고 타인종, 특히 타 소수민족을 상당히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경우가 많다. 살고 있는 아파트에 타 소수민족 세입자가 늘기라도 하면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하기 일쑤고 일부 업소는 타 소수민족 종업원을
마구 부리기도 한다.
주류사회로부터 받는 차별과 설움을 마치 타 소수민족에 대한 상대적
우월감으로 자위하려는 듯이…미주한인 이민 100주년의 해를 맞아 이제 미주한인사회는 더욱 화합하고 단결해야 함은 물론 타인종과의 존중과 협동을 통해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한껏 키워나가야 할 때이다.
나만 잘먹고 잘살면 된다는 이기심보다 `함께 하는 기쁨’이 무엇인지 깨닫는 올 한해가 되길 새해에 소망해본다.
이정은 <특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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