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아침을 오랜만에 부산에서 맞이했다. 공항에서 집에가는 길에 택시 운전사가 달변을 늘어놨다. 국제영화제와 아시안게임 등 세계적인 행사 개최로 확 달라진 부산의 변화상을 홍보하느라 바빴다. 도착 직전 “해운대에 가문예, 수영로교회 한 번 가보이소. 참말로 잘 지었으예. 부자들이 지었는지 볼만해예...”라는 말로 간신히 끝맺어졌다.
며칠 후 고급아파트와 고층빌딩으로 꽉 찬 해운대 신도시 한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부산 수영로 교회(담임 정필도 목사) 새 성전을 볼 기회가 있었다. ‘수영만을 복음의 수출항으로!’라는 비전아래 지하2층, 지상5층 규모로 건축된 수영로 교회는 해운대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변모시키고 있는 부산시의 플랜에 일조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매일 수영로터리를 지나도 눈에 띄지 않던 수영로 교회가 더 이상 아니었다.
수영로 교회를 주목하는 이유는 원래 기독교 복음화율이 낮고 전도 불모지로 불리는 부산의 교회라는데 있다. 목회자들이 손을 내젓는 부산은 아직도 기독교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10%밖에 안 된다. 부산 복음화 50% 달성은 ‘정말 놀라운 축복’이라는 표현도 있다. 부산 수영로 교회를 쳐다보면서 분열과 불신 속에 새해를 맞이한 남가주 한인교계와는 판이하게 다른 새 시대 새 희망이 느껴졌다.
기독교인이 70%가 넘는다는 남가주 한인교계는 남가주 기독교 교회협의회 하나도 제대로 통합하지 못하고 있다. 이민선교 100주년을 맞은 올해, 선교대회가 연이어 개최될텐데 복음화의 불길을 지피기는커녕 교협의 분열상은 이민자들의 ‘영육쉼터’로 대변되는 한인교회 이미지에 손상만 주고 있다.
지난해 ‘사금파리 한 조각’으로 뉴베리상을 수상했던 린다 수 박씨는 한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아시아인을 뭉뚱그려 생각한다. 어릴 때는 이 점이 상당히 괴로웠다”며 “다섯 살 무렵 미국인 친구가 중국인이냐, 일본인이냐고 묻는 질문에 ‘난 장로교인이야’라고 대답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앞으로 100년은 교회 울타리서 자라난 2세들이 ‘기독교인’임을 당당히 밝히는 교회상 정립의 시기다. 한인 교계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나서서 빠른 시간 내에 교협 통합을 추진해 ‘새 마음으로 새 사람이 되어 새 시대를 열어 가는 새 희망을 실현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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