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익 타호 ‘엠버시 스위트’ 로이 최 씨
부모 뜻따라 법대 갔지만 ‘요리사랑’ 못버려
명문 조리학교 졸업후 능력발휘 파격 스카웃
“재능맞는 직업 찾아야죠” 세계적‘명장’이 꿈
남가주의 법대생이 판·검사의 꿈을 접고 큰 호텔 총 주방장이 됐다.
북가주 휴양도시 레익타호 ‘엠버시 스위트 호텔’의 로이 최(32)씨. 그는 1년 반 전 이 호텔의 조리사 중 최고 자리인 총 주방장(executive chef)으로 스카웃됐다. 보통 전문조리학교 졸업 후 5년이상 걸리는 중, 대형 호텔의 셰프 자리를 3년도 못돼 꿰찬 것이다. 이 호텔로 오기 전에도 뉴욕의 명문 프랑스 식당 ‘라바나딤’의 이그제큐티브 셰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주류 호텔에서 일하는 한인 총 주방장 수는 그야말로 미미하다. 최씨는 미 중, 대형급 호텔의 한인 이그제큐티브 셰프는 10명 내외가 아닐까고 추산한다.
최씨가 총 주방장의 자리까지 오른 데는 그의 유별난 ‘요리사랑’이 큰 힘이 됐다. 이민 초기 생계를 위해 부모님이 식당을 운영, 자연스레 요리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고 초등학교 때는 집에서 혼자 이것 저것 만들어 보면서 조리사의 꿈을 품게 됐다.
하지만 판사나 검사되기를 강력히 희망했던 부모님의 뜻을 저버릴 수 없어 그는 칼스테이트 풀러튼을 졸업하고 샌디에고 웨스턴 법대에 진학했다. 학교성적도 우수, 법조인의 길은 가까워지는 듯 했지만 ‘요리를 만드는 일과 그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행복해질 생각’은 더 간절했다고 한다. 결국 잘 다니던 법대를 중도하차하고 뉴욕으로 날아가 명문 조리학교인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 입학, 2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본격적인 조리사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는 한인으로 이그제큐티브 셰프가 된 후 스스로를 ‘파이오니어’라고 자부한다. “한인 젊은이는 물론 부모들도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2세들이 재능에 걸맞는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것도 이민자로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 호텔이나 유명 식당의 경우 인종차별이 없고 실력으로 승부 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그가 밝히는 중형 이상 호텔 셰프의 연봉은 7만 달러 이상.
그는 “하지만 요리를 직업으로 하려는 사람은 절대 조바심을 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학교에서 배웠다고 다 깨우친 것이 아니고 현장에서 하나 둘 익히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 자신도 선배 주방장이 하는 것을 옆에서 꼼꼼히 보고 남들이 퇴근한 뒤 주방에 혼자 남아 밤을 새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인 주민이 거의 없는 레익타호에서 생활하지만 ‘엠버시 스위트’의 경우 제네럴 매니저가 한인인 데다 한인 관광객들도 갈수록 늘어 반갑다고 한다.
최씨는 앞으로 기회가 닿으면 뉴욕이나 LA의 ‘파이브 스타’급 대형 호텔로의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세계적인 호텔의 셰프가 되어 요리의 ‘명장’이 되겠다”는 것이 그의 희망이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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