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따른 투자위축 여파로 시중 돈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은행마다 자금운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 조흥, 외환(브로드웨이점), 나라(뉴욕 3개점), 브로드웨이내셔날뱅크(BNB), 리버티 등 6개 한인은행의 총예금은 지난 12월말 현재 1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총대출은 약 7억2,000만달러로 은행들이 통상적으로 정해 놓은 예금과 대출의 비율보다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우량 고객들의 대출 확대를 위한 이색 아이디어 발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신용도가 낮고 담보조차 없는 일부 자영업자와 소규모 업자들은 대출요건 강화로 자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 돈 빌려가세요"
예금을 하기 위해 나라은행을 찾은 김 모씨는 창구 직원에게서 "5만달러까지 신용 대출을 받을 수 있으니 언제든지 이용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나라은행은 과거 2년 거래실적, 신용상태를 토대로 신청서 1장만 제출하면 언제든지 5만달러까지 신용대출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개별적으로 통지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변호사, 회계사, 의사, 약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페셔날 론을 내놓고 자격증 사본과 세금 보고서만으로 3만∼10만달러까지 즉시 대출해주고 있다.
리버티뱅크도 1년 이상 업소를 운영해 온 개인 사업자들이 대상으로 별도의 담보제공 없이 간단히 신용 조사만으로 대출해주는 익스프레스 론을 출시했다.
은행들은 특히 ‘우량 업체’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우리 은행은 각 지점에 우량 한인업체 전문가를 배치하고 이들의 경영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기업은행은 매월 우수 중소기업 경영인을 초청,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연계성을 강화하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 우려
그러나 은행들은 리스크가 적은 고소득자와 우량 업체들에만 집중적
으로 대출을 늘리고 있어 결과적으로 한인 경제의 경쟁력을 저하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우량, 비우량 업체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전체 고객의 10% 내외가 수익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중요시하는 은행들의 영업형태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라며 "그러나 일반고객들이 거부감을 느낄 정도로 차별화 하는 방식은 결국 고객이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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