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뉴욕 업스테이트 클린턴에서 열린 한인 입양아 모임에 참석한 입양아들과 양부모들은 고운 한복을 차려입었다. 활동하는데 다소 불편한 것처럼 보였지만 이들은 아무런 불평 없이 행사가 끝날 때까지 곱게 한복을 입고 각각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이중 8살난 까만 생머리를 길게 기른 여학생은 보기에 너무 큰 한복을 입고 있었다. 자연히 재미한국 부인회가 준비해 간 한복으로 갈아입을 의향이 있는가를 살며시 물어봤다.
누가 봐도 한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한국적으로 똘똘하게 생긴 이 학생은 “내가 입은 것이 내 것”이라며 단번에 거절했다. 고상한 연두색의 실크로 된 이 한복은 성인 사이즈로 치마 중간을 접어 넣어 줄인 박음질 선이 한눈에 띄었고 소매도 줄여 입은 것이 왠지 커 보였다.
그녀에 따르면 이 한복은 양부모와 집에서 1~2시간 떨어진 곳을 다니러갔다가 우연히 한 가정에서 마련한 가라지 세일에서 발견하고 너무나 기뻐 구입한 것이라 했다.
양엄마는 연두색과 연보라색의 실크 한복 2벌을 20달러에 사서 딸과 함께 한국 명절이나 한국 행사에 갈 때 입고 있다고 한다. 자신이 준비해온 한복을 입은 후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예쁘게 쓰느라고 연습에 연
습을 거듭했다. 또한 제기 차기를 제대로 하지 못해 실수를 거듭하면서도 좀더 잘 할 때까지 거듭 연습하는 열의를 보여줬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양엄마는 흐뭇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신 역시 한국문화를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노력했다.
한인이 극소수인 조그만 동네에서 살면서도 자신의 핏줄이 한민족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한복에 애정을 쏟는 소녀를 바라보면서 가슴이 찡해지는 동포애를 느꼈다.
이민수(취재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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