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계미년 벽두부터 세상이 참으로 어수선하기 이를 데 없다.
`미주한인이민 100주년의 해’를 맞아 미주한인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벅찬 가슴으로 한 해를 출발했건만…
뉴욕과 LA에서는 정초부터 치정에 의한 칼부림 사건과 총격사건으로 꽃다운 어린 생명과 앞날이 창창한 한인들이 살해당했다. 이어 맨하탄의 한 호텔에서는 한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고 뉴욕 출신의 젊은 한인여성도 타주에서 피살당하는 등 미주 곳곳에서 각종 사건사고로 사망한 한인관련 기사가 1월의 신문 지면을 채워나갔다.
그뿐 아니라 뉴욕의 지하철역에서는 신년 들어 주말마다 잇따라 칼부림 사건이 이어졌고, 북핵 문제와 반미시위가 고조되면서 한인들은 또다시 낯선 땅에서의 긴장감을 맛보아야만 했다.
설 축제가 벌어진 지난 주말에는 뉴욕의 한 여성이 철저한 사전준비 끝에 자살한 채로 발견됐고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는 지구 귀환 도중 공중 폭발돼 우주비행사 7명이 사망하는 참사까지 발생했다.
이라크와의 전쟁을 코앞에 둔 미국을 바라보면서 한인들은 이 땅이 제2의 고향인 듯 하다가도 금새 또 낯선 이국 땅의 이방인 같아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그런 가운데서도 백혈병을 앓고 있던 제이슨 오 군이 골수이식자를 찾아 희망의 빛을 발견했고 한동안 분규의 몸살을 앓던 퀸즈한인성당도 올 초 강제 폐쇄 위기를 면하는 희망적인 소식들도 들려왔다.
1월1일 떠오른 새해 첫 태양 아래 미주한인들은 로즈퍼레이드를 통해 지구촌 곳곳에 한인 이민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인식시켰었다. 하지만 벅찬 자부심과 감동의 물결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연이어 얼룩졌던 1월의 사건과 사고들을 잠시 묻어두도록 하자.
올해의 악재를 연초에 모두 액땜한 것이라고 스스로 합리화라도 시키고 위안을 삼아보자. 그리고 다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보자. 이제 막 음력설도 지냈고 올해는 이미 지나간 날들보다 아직 다가올 날들이 더 많지 않은가. 그리고 남은 올 한해 동안 가슴 따뜻한 소식들로 신문지면을 가득 채울 수 있도록 두 손 모아 함께 기원했으면 한다.
이정은(특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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