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73년만에 단일 대회 4연패의 대기록을 달성,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우즈는 23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골프장에서 열린 PGA 투어 베이힐인비테이셔널(총상금 45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4라운드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커크 트리플릿, 브래드 팩슨, 케니 페리, 스튜어트 싱크 등 2위 그룹과는 11타차 완승.

이로써 우즈는 지난 1930년 진 사라센이 마이애미오픈을 4연패한 이후 73년만에 단일 대회를 4년 연속 제패하는 위업을 이뤘다.

PGA 투어에서 단일대회 4연패는 월터 헤이건이 1924∼1927년 PGA챔피언십에서 처음 수립한 이래 우즈가 세번째다.

또 2위와의 11타차는 프레드 커플스가 지난 92년 세웠던 9타차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이 대회 사상 최다 타수차 우승 신기록.

통산 37승째를 거둔 우즈는 우승 상금 81만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280만달러로 단숨에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시즌 개막전 등 초반 5개 대회를 결장하고도 4차례 대회에서 3승을 수확한 우즈는 상금왕 5연패를 향해 줄달음쳤다.

특히 우즈는 한때 ‘1인자’ 자리를 위협했던 어니 엘스(남아공)과의 대결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둬 ‘황제’의 위상을 확고하게 다졌다.

3라운드에서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펼치며 무너졌던 엘스는 우즈의 벽을 넘지 못한 허탈감 때문인지 이날 더블보기 2개, 보기 3개를 쏟아내며 5오버파 77타의 형편없는 스코어로 공동38위까지 밀려났다.

전날 저녁에 스파게티를 먹고 배탈이 난 우즈는 종종 걸음을 멈추고 배를 움켜쥐는가 하면 이를 악무는 등 고통스러운 표정이었으나 놀라운 집중력으로 ‘승부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힘겨운 모습으로 경기에 나선 우즈는 초반 잇단 위기를 맞았으나 예리한 퍼팅으로 선두를 지켜냈다.

2번홀(파3)에서 티샷이 홀에서 무려 27ｍ나 벗어났고 첫번째 퍼팅이 4.5ｍ나 컵을 지나갔지만 파세이브에 성공했고 3번홀(파4)에서는 칩샷 실수를 했지만 3.7ｍ 파퍼트를 집어넣었다.

위기를 넘긴 우즈는 5번홀(파5)에서 265야드를 남기고 3번우드로 날린 두번째샷을 홀 3.6ｍ에 붙여 이글을 잡아내며 2위 그룹을 8타차로 따돌렸다.

이후 2개의 버디를 보태며 여유있는 우승을 거둔 우즈는 18번홀 파퍼트를 집어넣고 오른손을 번쩍 치켜들어 갤러리들의 환호와 박수에 답례했다.

우즈와 동반 라운드한 팩슨은 마지막홀 1.8ｍ 파퍼트를 놓치며 트리플릿, 페리, 싱크 등에게 공동2위를 허용하며 18만9천달러를 ‘손해’봤다.

한편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31위를 차지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