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의 생리를 잘 모르는 부모는 자녀가 사춘기를 맞으면 반드시 청소년 전문가의 도움을 미리 받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기의 심각한 여러 현상들이 자녀들에게서 일어날 때는 이미 늦은 때일 수 있다.
누구나 과도기는 겪고 지나간다. 때문에 이 기간에는 부모가 긴장하고 그들에게 관심을 보여야 할 때이다. 부모의 눈에 위태롭게 비치는 이 과도기는 자녀들의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이면서 앞으로 사회인으로 변신하는 기회이다. 즉, 자녀들은 이때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며 성숙한 인간으로 발돋움한다. 그리고 이 기간을 통해 그들은 사회성에 적응하기 위한 갈등과 좌절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기도 한다.
철없는 그들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은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누구든 그 변화과정은 매우 천천히 나타나기 때문에 부모는 애 태우면서 마치 기나긴 터널을 지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과도기에 부모가 범하기 쉬운 것은 그들의 행동을 두려워하는 나머지 그들을 더욱 치마폭에 감싸는 것이다.
이 기간에 그들의 성장에 알 맞는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거나 실패하게 되면 청소년기에 찾아야 할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문제아로 전락할 불운을 맞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이 이 과도기에 부모의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자랄 수 있으면 그들은 부모가 놀랄 정도로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될 것이다.
한 어머니는 18세의 아들에 대한 자랑을 필자에게 들려주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아이는 말썽만 피우는 아이였습니다. 그러니까 내 잔소리가 끊일 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너무 많이 변했습니다. 이제는 제법 분별력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는지 제가 깜짝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이젠 철이 들었습니다.”
또한 어떤 청소년들은 자신의 변모에 스스로 놀라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 나간다.
한 여고생의 고백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저는 겁없이 차를 몰았는데, 요즘은 신중한 태도로 운전을 합니다. 만일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를 받게 될 사람은 나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부모님의 고생을 모르고 살아왔는데 이젠 감사한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놀라운 변화인가. 우리 자녀들은 이렇게 천천히 변하며 자라고 있다. 가정의 달이다. 자녀들을 위해 그들 나이에 맞는 부모 역할을 실천해야 하겠다.
차호원
한미 가정연구원장 cha@dx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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