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각 여행사의 관광상품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체관광은 운전하는 수고 없이 여행 전문가의 안내를 받으며 단시간에 많은 곳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반면 가족들끼리 직접 운전하며 알뜰살뜰 여행하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비용이 비싼 편이다.
그런데 한인사회 관광상품들 중 여행자가 직접 운전하고 식사준비를 하는 것보다 더 싼 상품들이 있어서 의아할 때가 있다. 최근 한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세도나 관광이 좋은 예. LA에서 세도나를 다녀오는 2박3일의 여행비용이 “저 가격으로 기름 값이나 될까” 싶게 저렴하다.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 신기한 생각마저 든다. 최근 여행을 다녀왔다는 한 독자가 자세한 설명을 했다.
“우선 세도나가 아니라 카지노 도시인 라플린에서 묵기 때문에 호텔비를 절약할 수 있겠더군요. 그 다음에는 옵션이 여럿 있어요. 옵션 관광에 꼭 동참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남들 구경하는 동안 사막 한복판에서 혼자 버스에 앉아 있기는 힘들지요. 옵션 비용에 가이드 팁까지 하면 추가 부담이 원래 여행경비와 맞먹습니다. 그래도 워낙 값이 싸기 때문에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들은 없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독자가 지적을 하는 것은 왜 처음부터 제값을 받지 않고 여행 도중에 추가를 시키느냐는 것이다.
“앞으로는 생색내고 뒤에서 딴소리하는 격이지요. 싼 가격으로 호객하고 일단 손님들이 모이면 이런 저런 구실로 돈을 더 내게 하는 건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봅니다”
같은 관광상품에 대해 다른 의견도 있다. LA 다운타운에서 자영업을 하는 50대의 여성은 기회 닿는 대로 ‘실비 관광’을 애용하는 여행사 관광 단골.
“옵션은 어디까지나 옵션이지요. 남들 옵션 관광 중 버스 안에서 잠자는 사람들도 있어요. 여행사들이 단체관광객을 안내하면서 리베이트라는 게 있다는 말은 들었어요. 속사정이야 어떠하든 고객 입장에서는 싼값에 여행만 즐길 수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아서 다들 우울할 때에 이렇게 좋은 여행 기회가 있다는 게 고마워요”
값싼 가격을 내세운 선전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광고’라는 데는 여행사측도 동의한다. 하지만 옵션 비용을 미리 포함시켜 가격을 현실화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한 업주는 못박는다.
“다른 여행사보다 가격을 조금이라도 높게 잡으면 문의전화 한 통 안 옵니다. 가격이 싼 곳으로 고객들이 몰리기 때문이지요”
여행사들의 제 살 깎는 출혈경쟁, 나중에야 어떻든 일단 값이 싸야 마음이 쏠리는 소비자 심리-품격 있는 여행문화가 정착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권정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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