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나는 샌프란시스코 빈민가에 위치한 루스 스미스 센터라는 단체로부터 강연 요청을 받았다. 이 단체가 위치한 동네는 마약과 범죄로 인해 가정문제가 미국전체에서 2번째로 높은 곳이다. 카운슬러들도 대부분 전에 마약중독자였거나 전과자였는데 이제는 정부의 도움으로 트레이닝을 받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있는 분들이라고 했다.
강연 요청을 받고 나는 처음에 망설였다. 흑인들만 모인 그룹에서는 한번도 강연을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막연히 나는 흑인들이 우리와 공통된 생각이 없고 문화가 다르고, 진지한 것을 싫어하고 비즈니스에는 전혀 관심이 없을 거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평소 알고 지내는 흑인친구들에게 충고를 구하니 흑인 지도자들의 비디오 테이프와 오디오 테이프를 구해 연설 기법을 연구하라고 했다. 테이프를 들으며, 흑인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강렬하고 정열적인 목소리와 몸짓, 그리고 이야기 중간에 압도적인 포즈를 많이 이용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강연 며칠 전 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누구의 스타일도 따르지 않고 나의 스타일을 가져가기로 했다. 나만이 가진 독특한 인생행로의 이야기로 그들을 일깨워주고 그들의 본능에 호소하기로 했다. 또 한국인의 타고난 흥을 보여주고 우리의 동질감을 보여주기로 했다.
예상보다 많은 청중들이 모여있었다. 내가 아시안이라서 청중들의 호기심이 더 한것 같았다. 스피치는 랩음악으로 시작했다. 로컬 흑인 가수가 내가 만든 랩음악을 노래하고 나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며 청중들 사이로 들어갔다. “진수가 할수 있으면 여러분도 할수 있습니다” 로 나는 강연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건너온 47살이 된 내가 부족한 영어로 미국에서 성공을 할 수 있다면 미국에서 태어나고 영어를 잘 하는 여러분도 할수 있다. 이 나라는 기회의 나라이고 많은 이민자들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오는 곳이다. 나는 여러분의 꿈에 불을 지피고 싶다” 는 내용이었다.
미국에 처음 와서 돈이 없어서 고생하던 이야기, 영어를 못해 고생하던 이야기, 친구의 차고를 고쳐서 거기서 살던 이야기, 하루 12시간 일주일에 7일을 일하며 돈을 모아 삶의 기반을 닦아가던 이야기를 했다. 미국에서 겪었던 인종차별을 이야기하며 나는 백인들에게도 멸시받았고 또 흑인들에게도 천대받았다고 하자 그들은 눈을 떨구며 미안해했다.
차별감은 자신이 자신을 존경하지 못해서 시작한다고 말했을 때 그들은 놀라워했다. 자신을 사랑하라, 자신감을 가져라. 너희들은 당연하게 미국인이고 미국에서 성공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는 강연회를 통해 고정관념이 얼마나 무섭고 위험한가를 그날 배웠다. 고정관념을 버리면 새로운 경험이 가능하고 사회적 교분의 범위가 넓어진다. 다른 민족이 얼마나 다른가를 이해하고 또 얼마나 비슷한가를 알게된다. 이렇게 시야를 넓히고 많은 경험을 쌓다보면 우리의 마음도 넓어지고 새로운 사업의 아이디어도 많이 나온다.
우리가 세계화가 되고 한인의 브랜드를 높게 만들고 싶다면, 그리고 세계를 무대로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싶다면 고정관념을 버리고 세계인을 향한 이해와 관대함을 키워야 한다.
진수 테리/라이노스 클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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