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일정기간이 지나고 나면 서로를 배려하고 상대방에 나를 맞추려 했던 결혼 전이나 신혼 초의 모습은 어느덧 빛 바랜 흑백사진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사고방식은 물론이고 외모나 기호까지도 자신의 방식대로 바뀌기를 바라고 요구하면서 서로에 대한 불만과 갈등이 쌓여 가는 것이다.
결혼이라는 것이 제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이해해 가며 살아가는 과정이고 보면 그러한 불만과 갈등은 어떻게 보면 서로에 대한 적응과정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도 있다.
그러나 불만과 갈등의 원인이 잘못된 의사소통에서 빚어지는 것이라면 이처럼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이다.
사실 부부사이에도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요령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똑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하더라도 식전에 할 것인지 아니면 식후에 할 것인지, 오전에 할 것인지 잠자리에 할 것인지 등에서부터 말의 순서나 표현방식 때문에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태도는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부부 대화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고 내 생각과 느낌을 잘 전달하는 태도인 것 같다. 또 대화하는 방법은 성격과도 깊은 관계가 있으므로 상대방의 성격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방식의 대화법을 적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나의 예를 들어보자. 꼼꼼하면서도 급한 면이 있는 남편과 의견충돌이 있으면 내가 옳고 억울하더라도 그 순간은 그냥 넘어가는 것이 최상책이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난 후 차근차근 상황을 설명하거나 내 주장을 펼치면 별다른 충돌 없이 만사형통이다.
물론 나의 경우가 모든 부부에게 일반화될 수는 없겠지만 당장의 단발적인 승리보다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부부사이나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바람직한 태도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부부사이의 대화에서 조심해야 할 또 하나는 말투가 아닐까 싶다. 퉁퉁거리거나 기분 나쁜 언어표현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하면 가장 가까운 부부사이에 그런 말도 못하느냐고 상대방을 역 비난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깝고 친한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은 부부관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명령이나 경고조, 일방적인 충고, 무시, 캐묻기, 비난, 빈정거림 등의 말투는 의사소통을 방해하고 관계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화살은 쏘고 주워도 말은 하고 못 줍는다”,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는 격언이 있듯이 평생을 함께 할 배우자에게 주워 담지 못할 말을 하고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가슴에 남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정말 첫사랑의 마음으로 돌아간다면, 결혼 전과 신혼 초에 가졌던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첫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고 대화를 풀어간다면 불만과 갈등이 쌓여가기 보다는 웃음과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부부로 백년해로하지 않을까 싶다.
강성희/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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