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 오픈 2R… ‘다크호스’
선두 러브3세와 2타차
최경주 공동48위 컷통과
우즈 3오버파 공동 11위
‘도대체 허석호가 누구야?’
영국이나 미국에서 나오는 질문이 아니다. 세계 최고전통의 브리티시오픈에서 한국선수 허석호(30)가 2위를 달리고 있다고 하면 바로 나오는 한국팬들의 반응이 바로 이 것이다. 지난해 월드컵에서 최경주와 함께 한국대표로 출전, 한국이 공동 3위를 차지하는데 수훈을 세우며 일반팬들에게 처음 이름을 알렸던 허석호는 생애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이틀연속 선두권을 달리는 깜짝 활약으로 일약 최고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또한 최경주는 1오버파 72타로 선전, 합계 7오버파 149타로 공동 48위로 뛰어오르며 컷오프를 통과, 한국선수 2명이 모두 주말 라운드에 진출했다.
일본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허석호는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조지스 골프클럽(파70·7,106야드)에서 벌어진 제132회 브리티시오픈 2라운드 경기에서 2오버파 73타를 쳐 중간합계 1오버파 143타로 덴마크의 토마스 뵨과 함께 단독선두 데이비스 러브3세(1언더파 141타)를 2타차로 추격하고 있다. 허석호는 이날 이글과 버디 1개씩을 잡고 보기 5개를 범했는데 경기 중반 한때 단독선두에 나섰으나 8번홀부터 시작되는 마지막 11홀에서 보기만 5개를 범해 선두를 내주고 공동 2위로 내려앉았다.
허석호의 깜짝 선전의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 선수들이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는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반해 페어웨이 안착률이 무려 70%가 넘었던 것. 깊고 험한 러프로 인해 볼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는 것이 스코어 관리에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허석호의 정확한 티샷은 그가 이틀 연속 선두권을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허석호는 이날 파3 3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공동선두로 올라선 뒤 파5 4번홀에서 세컨온에 성공한 뒤 30피트 이글퍼팅을 성공시켜 단숨에 2타를 더 줄이며 4언더파로 단독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로열 세인트조지스의 험난한 코스는 더 이상 허석호에게 타수를 줄일 기회를 주지 않았고 8, 9번홀에서 연속 보기에 이어 백9에서 보기만 3개를 더 범하며 결국 합계 1오버파로 라운드를 마쳤다.
허석호는 경기를 마친 뒤 몰려든 보도진에게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고국에서 신문마다 내 기사를 톱으로 올렸다고 좋아하셨다”면서 “내년 PGA투어 진출에 이번 대회가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최경주(34)는 버디 3개, 보기 4개로 1오버파 72타를 쳐 합계 7오버파 149타로 공동4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거뜬히 컷을 통과했다. 최경주는 “후배 허석호가 너무 잘해 줘 나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7오버파 78타의 부진을 보여 컷오프의 위기에 몰렸던 디펜딩 챔피언 어니 엘스( 남아공)는 이날 3언더파 68타의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내며 합계 4오버파로 공동 16위까지 올라서는 저력을 보이며 타이틀 방어의 가능성을 되살렸다. 한편 타이거 우즈는 허석호와 마찬가지로 7번홀까지 3타를 줄였으나 12번홀에서 3피트 파펏과 1피트 보기펏을 잇달아 미스하며 더블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기세가 꺾였고 결국 합계 3오버파로 공동 11위에 그쳤다. 첫날 1타차 2위에 올랐던 러브 3세는 이날 1타를 잃었으나 합계 1언더파 141타로 출전선수 중 유일하게 언더파로 반환점을 돌며 허석호와 뵨에 2타차로 앞서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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