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미국사람인 줄도 몰랐다.”
PGA투어 루키로 세계랭킹 396위였던 철저한 무명 벤 커티스(26)가 20일 막을 내린 제132회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 비제이 싱, 데이비스 러브3세, 토마스 비욘 등 수퍼스타들을 제치고 우승하는 ‘그린 반란’을 일으킨 뒤 PGA투어 베테랑 프레드 커플스가 털어놓은 말이다. PGA투어에서 함께 뛰는 동료선수가 이 정도니 일반 팬들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다. 도대체 벤 커티스가 누구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올해 26살의 커티스는 인구 405명인 오하이오주 오스트랜더라는 시골마을 출신으로 지난 2년간은 미니투어인 후터스투어에서 뛰었고 지난해 말 3번째 도전만에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의 험난한 괸문을 뚫고 투어카드를 획득한 루키다. 2주전 웨스턴오픈에서 공동 13위를 차지한 것이 생애 PGA투어 최고 성적. 바로 그 성적이 아니었다면 브리티시오픈에 나갈 수도 없었다. 이번이 메이저대회 데뷔전. 메이저 첫 출전에서 우승한 것은 무려 90년전인 1913년 US오픈에서 20살짜리 아마추어 프랜시스 오우멧이후 처음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대회전까지 커티스의 가장 큰 업적이라면 오하이오주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해 골프의 전설 아놀드 파머, PGA투어 베테랑 잔 쿡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것. 커티스는 또 켄트 스테이트 재학시절 3년연속 올아메리칸으로 선정됐고 고교시절에는 농구팀 슈팅가드로 뛸 만큼 만능 스포츠맨으로 알려졌다.
커티스는 “최선을 다해 컷을 통과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왔는데 내 생애 최고의 경기를 했다”고 기뻐했다. 커티스는 마지막 날 선두에 단 2타차로 뒤진채 라운드를 시작했음에도 불구, 그때까지도 전혀 우승후보 물망에도 오르지 않았다. 사실 우즈, 싱, 러브3세, 비욘, 서지오 가르시아, 케니 페리 등 쟁쟁한 선수들이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하고 있었으니 그에게 시선이 돌아갈 여지도 없었다. 하지만 막상 대회를 마친 뒤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는 그의 몫이었고 기라성같은 스타들은 하나같이 피니시라인을 앞두고 실족하고 말았다.
커티스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110만달러가 넘는 상금과 함께 다음 5년간 PGA투어 카드 보장, 65세까지 브리티시오픈 출전권 확보, 나머지 5년간 나머지 메이저 출전권 확보 등을 엄청난 혜택을 확보하며 완전 무명에서 일약 스타로 탈바꿈했다. 이번주 그의 새 세계랭킹은 지난주에 비해 무려 361계단을 고공 점프한 35위. 세계랭킹 제도가 생긴 이래 가장 큰 점프 기록이다. 커티스는 또 111만2,720달러의 상금을 보태 상금랭킹도 142위에 22위로 120계단을 뛰어올랐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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