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우격다짐’ 코너 마지막 녹화
“분위기 다운돼도 다시 안 돌아온다.”
이정수는 지난 21일 KBS 2TV <개그콘서트> ‘우격다짐’ 마지막 녹화 무대(27일 방송)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마지막 멘트를 했다. 평소 같으면 ‘분위기 다운되면 다시 돌아온다’는 말을 했을텐데.
돌아서서 무대를 한 발 한 발 내려오는 이정수의 눈엔 와락 눈물이 고였다. 뚝뚝 떨어지는 눈물은 그가 10개월 동안 무대 위에 흘린 땀의 결실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이정수를 섣불리 위로하지 않았다. 이름 석자를 알리게 해 준 은인 같은 친구를 잃은 그의 기분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뭐라고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었다. 서럽고 서글펐다. 내 의지였지만 나 때문에 친한 친구를 떠나보내는 느낌이었다.”
‘우격다짐’은 그와 팬들의 눈물을 뒤로 한 채 10개 월 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됐다.
▲ 흰색 롱 코트, 장갑 고이 간직
이정수가 ‘우격다짐’에서 입었던 무대 의상인 하얀 롱 코트와 장갑은 사비 50만 원을 털어 제작한 것이다. 이정수는 마지막 촬영을 마친 후, 이 의상을 유리 케이스에 고이 담아 집에 보관해뒀다.
“ ‘우격다짐’ 의상을 늘 갖고 다녔어요. 처음엔 비닐 의상이었는데 차츰 의상의 질도 업그레이드 됐죠. 이 옷은 저의 땀과 노력이 깃든 흔적입니다”라며 아쉬움을 토해냈다.
“저의 의지였지만 결국 ‘우격다짐’은 신선함이 떨어져서 그만 두게 됐잖아요. ‘내가 누구게’ 다음에 관객이 ‘이정수요’라는 기계적인 반응은 신선함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죠. 예상되는 개그는 이미 개그가 아닙니다.”
▲ ‘내가 누구게?’ 반말이 성공 포인트
이정수는 ‘우격다짐’의 인기 비결로 ‘무례한 반말’과 ‘비폭력, 비선정적인 소재’를 꼽았다. “관객과 시청자들을 향해 반말하는 건 아무도 상상 못했을 거에요.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 시작한 거예요. 첫 방송 때 무지막지 반말을 하고 내려오는데 힘찬 환호성이 터졌어요. 정말 큰 힘이 됐죠.”
또 그는 ‘우격다짐’은 비난 받을 소재가 없었다고 한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말이나 행동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이정수가 개그맨답지 않게 잘 생긴 외모여서 무례한 반말을 해도 용서되고 웃겼던 것이 아닐까”라며 그를 추켜세웠다.
▲ 진짜 배우 되는 것이 인생 목표
지난 해 KBS 개그맨 공채 17기로 개그계에 입문한 이정수의 목표는 4년 안에 뜨고 10년 안에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었다. 4년 안에 못 뜨면 절대 개그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얼굴을 내밀자 마자 떴다. 또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영화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를 통해 스크린 데뷔도 했다.
그러나 이정수의 꿈은 여기가 전부는 아니다. “개그맨이 영화에 출연한 적이 꽤 있지만 큰 성공을 거둔 적이 없었어요. 모두들 개그맨이라는 선입견 때문이죠. 이런 시선을 바꾸고 싶어요.”
충무로에 입성하려는 그의 꿈 때문일까. 그가 <개그콘서트>에서 새로 선보인 코너는 ‘충무로’. 1인 코너가 아닌, 4인이 함께 하는 코너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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