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에 5홀차 뒤집어…‘한인선수 킬러’화제
한인소녀들의 잔치가 된 제55회 US걸스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이번 대회 ‘한인선수 킬러’로 등장한 이숙진(16·탐스리버, 뉴저지)이 디펜딩 챔피언 박인비(15·유스티스, 플로리다)에 극적인 대역전승을 거두고 왕좌에 올랐다.
26일 코네티컷주 페어필드의 브룩클론 컨트리클럽(파71·6,303야드)에서 막을 내린 대회 결승에서 이숙진은 한때 5홀차까지 벌어진 큰 열세를 뒤집고 1홀 차로 대 역전승을 거뒀고 이는 대회 역사상 최다홀차 뒤집기로 기록됐다. 이숙진은 이날 박인비에 승리함으로써 이번 대회 우승을 거두면서 따낸 6승 가운데 4승을 같은 한인선수들을 상대로 거뒀다.
첫 8홀과 다음 10홀이 마치 낮과 밤처럼 대조적으로 진행된 경기였다. 첫 8홀까지는 박인비의 독무대. 역사상 3번째로 이 대회 타이틀 2연패를 노리는 박인비는 이숙진이 1, 2, 4번홀에서 보기를 범한데 편승, 순식간에 3홀 리드를 잡았고 파5홀인 7번과 8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리드를 5홀차로 벌려 일방적인 압승을 향해 맹렬히 질주하는 듯 했다.
그러나 엄청난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숙진은 마치 토끼와 경주하는 거북이처럼 포기하지 않고 한걸음씩 꾸준하게 따라간 반면 너무 큰 리드를 잡은 박인비는 방심했는지 집중력이 급격히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이숙진은 4번홀에서 이날 3번째이자 마지막 보기를 범한 후 5번부터 16번까지 다음 12개 홀에서 모두 파를 기록하는 등 시종 일관 꾸준한 플레이를 펼쳤는데 16번홀을 마친 뒤 스코어는 동점이 되어 있었다.
8번홀까지 보기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았던 박인비가 9번홀부터 16번홀까지 8개홀에서 보기만 5개를 범하며 계속 미끄러져 내려온 것. 결국 16번홀에서 박인비의 스리펏 보기로 동점을 만들어 한때 꿈꾸기도 어려워 보였던 뒤집기 찬스를 맞은 이숙진은 곧바로 17번홀(파4·396야드)에서 감춰두었던 득의의 KO 펀치를 터뜨렸다. 6번 아이언 세컨샷을 홀컵 8피트 옆에 붙인 뒤 이날 처음이자 유일한 버디펏을 성공시켜 첫 리드를 잡은 것. 마지막 홀에서 박인비의 18피트 버디펏이 홀컵을 외면하면서 역사상 최대 역전극으로 기록된 승부는 막을 내렸다.
이숙진은 경기 후 “지켜본 많은 사람들과 카메라들 때문에 너무 긴장해 손이 떨렸었다”며 초반 부진의 이유를 설명하고 “후반들어 코스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어제밤 아버지가 “정신적 부담감은 디펜딩 챔피언인 박인비가 더 크다. 최선을 다한다면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고 충고해줬으며 오늘 하루종일 그 것을 마음 속에 되새기며 경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숙진은 5번째 US 걸스 주니어 챔피언십 도전만에 우승의 꿈을 이뤘고 지금까지 최고 성적은 2001년 준준결승까지 올라갔던 것이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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