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 박봉으로 가족의 생계 조차 꾸려갈 수 없었을 때 민원인으로부터 몇 푼의 급행료를 챙기는 일이 공직사회에 만연된 부정행위의 사례였다.
그러나 지금은 큰 이권이나 특혜를 댓가로 몇 십억, 몇 백억원의 천문학적인 검은 돈을 챙기는 것이 비리의 규모가 되고 있다. 특히 김대중씨가 대통령이 되면서 이루어진 대형 비리가 연일 불거지면서 2명의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권력 실세들과 세 아들을 비롯한 친인척이 비리의 주체가 되고 있는 것이 역대 정권에서 볼 수 없었던 특징이다.
나라를 부패의 수렁으로 몰아넣은 파렴치한 대도(大盜)들이 어쩌다 법망에 걸려들면 이런 저런 변명으로 교묘하게 법망을 벗어나고 있는 수단도 예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슬 퍼렇던 박정희정권 하에서도 청와대 실세들이나 대통령의 친인척들이 부정부패에 개입되어 크게 물의를 일으켰던 일은 별로 없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대통령 자신은 물론 친인척들이 부정행위에 개입한 사례는 12.12 군사 쿠테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씨에 이어지고 있다. 전두환, 노태우씨의 경우 재벌그룹 총수들을 청와대에 불러놓고 무려 8,000억원의 자금을 긁어 모았다는 것이 대통령이 부정행위에 직접 개입한 사례의 특징이 된다.
얼마 전 전두환씨가 숨겨놓은 은닉 재산을 찾아내기 위해 법원이 전씨에게 재산 명시 명령을 내렸던 일이 있었다. 그러나 전씨는 모든 재산을 아들과 며느리, 심지어는 어린 손자 손녀에게 재산의 명의를 옮겨놓고 자신은 무일푼이라고 법관 앞에서까지 뻔뻔스런 거짓말을 했던 일로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요즘 본국사회에서 들려지고 있는 말 중엔 해먹어도 너무 해먹는다는 체념의 소리가 힘없는 국민들이 내뱉는 분노의 소리로 들려지고 있다.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병들고 썩지 않은 곳이 없는 사회가 되다 보니 정의니 양심이니 하는 말은 해먹지 못해 등신 취급을 받는 사람들이 허공을 향해 외쳐대는 소리라고 비하하고 있다.
부패 천국에서 그나마 양심에 쫓겨 해먹지 못한 사람들은 사회와 가정에서 조차 바보 취급을 받고 있다. 반면에 이것 저것 닥치는대로 해먹는 사람들은 처세에 익숙한 능력 있는 인물로 존경받는 사회가 한국이다.
몇주 전 J일보에 ‘KBS가 인민재판식 방송하나? 라고 전두환씨를 두둔하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신문에 쓴 기사는 ‘추징금을 내지 않고 호화생활을 한다 해도 그에 대한 처벌이나 응징은 사법부가 할 일이지 방송이 무슨 권한으로 그의 집 앞에서 소란을 피울 수 있느냐’고 비난하는 기사였다.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J일보의 기사를 읽으면서 기억났던 일은 60년대 중반 삼성재벌의 이병철씨가 일본으로부터 ‘사카린’을 밀수입해 나라 안이 떠들썩 하였던 사건이 떠올랐다.그 때 삼성그룹이 운영하던 J일보와 동양방송(TBC)에서 사이비 지식인들을 불러놓고 궤변을 늘어놓았던 그 때 일을 돌이켜보면서 지금 전두환씨의 후안무치한 추징금 납부 거부를 추적해 보도하는 KBS를 J일보가 비판할 수 있을지를 따져보고 싶다. 부패의 거두 전두환씨의 방자한 태도를 방관하는 일부 국민들의 의식도 문제지만 방송이나 신문이 보도를 하지 않는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
한국이 부패천국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최고 통치권자가 저지른 비리를 밝혀내 엄단하는 길 외에 또 다른 방법이 없음을 특별히 J일보는 알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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