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58주년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15일 창덕궁을 제외한 모든 고궁과 종묘, 능, 원 및 현충사 등 유적지를 무료 개방한다는데 뉴욕에 있는 한인들은 어딜 가야 할까.
한인단체가 마련한 8.15 기념식에 참가해 원로들의 회고담을 듣는다? 이곳에서 자라는 1.5세, 2세들에게 가슴에 와 닿아야 할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남이 나를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것도 싫은데 감히 다른 나라가 한 국가의 주권을 강탈하여 역사, 언어, 문자까지 빼앗으려 했으니 아마 조상들은 그때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자유주의 미국에 살고있는 우리의 2세들이 주권을 잃어버린다는 것이, 무언가에 속박되어 언동이 부자유스럽다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 짐작이나 할까? 아니 왜 멀쩡히 두 눈뜨고 나라를 빼앗겼습니까 하고 의아해 하지나 않을까.
일제 말기 10년간은 조선의 민족 의식과 문화를 완전히 없애버리려고 한글을 쓰지 못하고 일본말을 사용하게 강요하고 성명까지 일본식으로 고치게 하였다.
일제하를 겪었거나 그 직후 태어난 사람들은 아직도 그 한이 남아있다.
미국의 한인 가정에도 일제 가전제품 없는 집이 거의 없고 소니 전자 장난감부터 시작하여 CD플레이어는 물론 DVD까지 일제를 선호하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가끔 한국과 일본간에 마찰이 생기거나 일본 정치인이 망언을 하는 등의 사건이 터지면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이곳까지 번지기도 한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은 1998년 10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개방 방침을 천명한 뒤 1998년 10월, 1999년 9월, 2000년 6월 등 세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다 2001년 7월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시정 거부에 대한 대응조치로 개방일정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영화나 비디오, 공연물이나 출판물, 음반 등이 한정적이 아닌 완전 개방된다해도 일제하의 기억이 있는 1세들이 있는 한 일본어 노래가 길거리에 왕창 울려 퍼지고 일본 기모노 차림이 눈에 익숙해지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같다.
그런데 최근 한국 대중문화가 일본 열도를 달구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국이 일본을 접수했나 하는 생각에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 한인이라면 대부분 그럴 것이다.
방송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 안방을 깊숙히 파고들고 ‘쉬리’로 시작된 한국 영화 열풍이 ‘엽기적인 그녀’, ‘공동경비구역 JSA’ 등으로 이어지며 일본 영화가를 들쑤시고 소녀가수 보아가 일본 진출 2년동안 무려 100억엔 어치의 음반을 팔아치웠다고 한다.
그전에도 여성 3인조 그룹 SES, 계은숙, 김연자, 이상은 등도 인기를 얻었고 가수 이수영, 이정현, 슈가, 세븐, 빅마마도 일본 진출 대열에 속속 합류할 전망이라고 한다. 그외 드라마 ‘별은 내가슴에’, ‘안녕 내사랑’, ‘진실’이 방송을 기다리고 있고 ‘옥탑방 고양이, ‘여름향기’, ‘보디가드’, ‘올인’ 등이 방송 협상 중이라고 하니 한국 대중문화가 톡톡이
일본에서는 문화대사 역할을 할 모양이다.
한국 문화팬이 점차 늘어나 우리 문화로 철저히 압승을 거둬 말 그대로 문화수출국의 위상을 되찾고 아시아 리더 국가가 되었으면 한다. 정신이 지배당하면 나머지는 자연적으로 딸려오게 되므로 ‘문화강국’이 결국은 경제 강대국으로 간다.
그러나 한국 대형가수 콘서트에 재일교포가 만원 사례를 이룬 것이 아니라 뿌리가 일본인인 사람들이 몰려들어 실제적인 문화적 지배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 유명가수의 CD가 뉴욕에서 불티나게 팔렸는데 그것이 미국의 샤핑몰 음반 가게가 아니라 한인타운 한인 음반가게에서 팔린 것이라면 ‘한류(韓流)가 미 대륙을 뜨겁게 달궜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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