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충격의 참패였다. 14일 핀란드 라티에서 벌어진 2003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17세이하) 예선 D조 1차전 경기에서 한국은 14살 축구천재 프레디 아두에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미국에 1-6으로 무참한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한국은 목표였던 4강은커녕 8강 진출도 힘들게 됐다.
한국은 대회전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로 여겼던 미국이 사실은 한 수, 아니 몇 수위의 전력을 보유한 월등히 우월한 팀임을 충격 속에 깨닫고 말았다. 8강 진출의 최대 관건인 미국전에서 충격적인 대패를 당한 한국은 이로써 남은 스페인, 시에라리온과의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는데 두 팀은 이날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 한국은 남은 경기에서 1승을 거두는 것도 만만치 않게 됐다.
한국이 FIFA(국제축구연맹) 주최 공식대회에서 5골 차 대패를 당한 것은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에 0-5로 패한 이후 처음이고 청소년대회에서는 지난 97년 말레이시아 청소년선수권대회(20세 이하)에서 브라질에 3대10으로 진이래 가장 큰 스코어 차다.
이번 대회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고 본선에 오른 미국의 저력은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무서운 수준이었다. 개인기, 조직력, 투지 등 모든 면에서 한국보다 몇 수 위였다. 한국은 이날 선취골을 뽑은 뒤 내리 6골을 얻어맞고 무참히 KO됐고 그나마 유일한 골도 미국수비수의 자책골로 결국 이날 터진 7골은 모두 미국선수에 이어 기록된 셈이 됐다.
경계대상 0순위였던 가나 출신의 축구신동 아두는 집중마크에도 불구, 한국 수비수 3∼4명을 식은 죽 먹듯 제치는 현란한 개인기와 폭발적인 스피드를 과시하며 혼자서 3골을 뽑아내 차세대 미국축구의 희망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경기 시작 11분만에 드와이트 오웬스의 자책골로 0-1로 뒤진 5분 뒤 미드필드에서 볼을 잡은 아두는 전광석화같은 드리블로 순식간에 4명의 한국수비수를 제치고 45야드를 돌파해 들어간 뒤 뛰쳐나온 골키퍼 차기석까지 가볍게 제치고 왼발 슛으로 환상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기세가 오른 미국은 5분 뒤 자책골의 주인공 오웬스가 코너킥에서 흐른 볼을 차 넣어 경기를 뒤집었고 후반 8분 아두의 어시스트를 받은 제이미 왓슨이 3번째 골, 30분 스티븐 커프만이 4번째 골을 뽑아내 완전히 승부를 갈랐다.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 한국은 후반 종료직전인 43분과 46분 아두에 잇달아 골을 내줘 무려 5골 차라는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오는 17일 유럽의 강호 스페인과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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