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의 김인영 뉴욕특파원이 4일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미국과 한국 등 세계 경제의 흐름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명쾌하게 진단했다. 김 특파원의 특강 내용 중 미국 경제 부문을 발췌, 요약했다.
미국 경제는 상반기 이라크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하반기에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힘을 얻고 있다.연방상무부는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4%에서 3.1%로, 1/4분기는 1.6%에서 1.4%로 각각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수정의 가장 큰 요인은 이라크 전쟁으로 미국의 국방비가 전년동기대비 45.9% 증가한 것. 소비 증가율이 당초 3.3%에서 3.8%, 투자 증가율이 7.8%에서 8.2%로 상향 조정되는 등 경기 회복의 분명한 증거를 제시했다.
웰스 파고은행의 손성원 부행장은 연방 정부의 감세 정책과 저 인플레이션에 힘입어 경기 회복이 힘을 받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5%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낙관했다.그러나 세계 경제가 미국 주도로 회복되고, 각국이 미국만 쳐다보면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의 문제점으로는 금리 상승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혼선, 재정적자 누적, 노동시장 취약, 자산 거품 미해소 등이 있고 이로 인해 경제 회복에 대한 착시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시장 금리 상승은 미국 경제 회복에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 기업들이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 자금을 조달할 때 코스트가 높아지며, 융자를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의 금융비용이 커진다. 지난 2년간 주식시장이 붕괴하면서 미국인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개인 소득을 보충했고, 주택 재금융을 통해 얻어진 이득을 소비로 연결했지만, 이제 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주택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이자율이 올라갈 경우 그 접점에서 부동산 시장이 꺾이게 돼 있다. 따라서 주택시장 활황에 따른 부의 보완효과도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부시 행정부가 경기 부양의 방안으로 밀어부친 감세 정책으로 연방 정부의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국은 경기가 회복된 후에도 장기적으로 연방정부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으로 미국의 재정 적자가 내년에는 연간 4,800억 달러에 이르며, 10년 후인 2013년에 1조4,000억 달러로 불어날 것이라고 미 의회 예산국(CBO)이 전망했다.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기 전에는 완전한 회복을 운위하기 어렵다. 미국의 잠재 성장률은 3.0~3.5%로 관측된다. 경제가 잠재 성장률 이상으로 성장해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올 하반기에 3.5%의 성장을 달성한다 해도 올해는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실정이다. 미국 경제회복이 진정한 회복이 아닐 경우 미국 경제는 위험한 상황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라크 전쟁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올 봄까지 보류됐던 투자와 소비가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거시지표상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것.
경기 회복국면에 나타나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최종 수요’ 확대에 따른 회복을 예측하기엔 아직 이르다.
서울경제 김인영 특파원은 국제 금융, 특히 뉴욕 월가 소식에 정통하다.
’박태준보다 나은 사람이 되시오’, ‘재벌 때문에 나라 망하겠소’, ‘월스트리트 제국주의’, ‘전쟁 이후 미국 경제 불황 계속된다’ 등 다수의 저서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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