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자의 눈
▶ 신용일 <취재부 부장대우>
한국 국정홍보처는 국내외 홍보, 정부내 홍보업무 조정, 여론수렴, 정부발표에 관한 사무 등 4개 기능을 갖고 있다.그중 해외동포들이 가장 피부로 느끼는 국정홍보처의 업무는 바로 국외 홍보이다.
이러한 중책을 맡고 있는 국정홍보처 차장이 지난 22일 영자신문인 ‘아시안 월스트릿 저널’(AWSJ)에 한국 기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문제삼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기고문은 한국 기자들의 자질에 문제점을 제기하고 각 정부 부처마다 긍정적인 기사를 기대하면서 중요하다 싶은 기자들에게 술과 식사를 대접하고 정기적으로 돈봉투를 돌렸다는 내용으로 기자들을 상대하는 공무원들도 함께 매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고문은 그 내용의 진위 여부를 떠나 AWSJ의 독자들에게 한국 기자들과 공무원들에 대한 지울 수 없는 인식을 심어주었다.기고문은 노 대통령의 언론사 상대 소송을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음성적인 로비, 향응·촌지 등으로 부패된 한국 정부와 언론과의 관계’를 해외에 확실하게 홍보한 것이다.
미국에서 9월20일∼10월12일 치러지는 ‘2003년 여자 월드컵 대회’를 홍보하기 위한 세계축구연맹(FIFA)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노무현 대통령의 영문 이름 표기가 한국정부가 사용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기재돼 있다.
국정홍보처, 청와대 등 영문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노 대통령의 영문 이름은 Roh Moo-hyun임에도 FIFA는 홈페이지에 Roh Muh-Hyun으로 표기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FIFA의 이같은 표기는 단순 실수가 아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매해 발행하고 있는 세계국가정보연감(World Factbook)은 노 대통령 이름을 No Muh-hyun으로 표기하고 있다.미 국방부와 미국의 공영방송인 PBS는 Roh Muh-hyun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이에 반해 미국의 CNN과 영국의 BBC는 한국 정부가 사용하는 영문 이름을 표기하고 있어 한국 대통령의 영문 이름은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마음대로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FIFA에 따르면 1999년 미국에서 치러진 여자 월드컵 대회는 세계 각국에서 2,500여개 언론이 취재했으며 올해 대회는 이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노 대통령의 이름이 이번 대회 기간동안 외국 언론에 의해 수천번 바뀌는 것을 해외동포들이 감수해야 하는지 아니면 노 대통령 감싸기에 치중하느라 누워 침뱉기까지 불사하는 국정홍보처가 다시 한번 확실한 해외홍보 기능을 발휘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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