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쟁 당시 성직자의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한 미국인 가톨릭 수사 레너드 라루(사진·본명 마리누스)씨를 추모하는 공원과 기념비가 내년 봄 뉴저지 중부 소재 뉴튼 수도원에 건립될 계획이다.
라루씨는 지난 1950년 12월 함경남도 흥남항에 입항한 미 국적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선장으로 피난민 1만4,000여명을 구조해냈다. 승무원 50여명을 태운 빅토리호에 당시 탈수 있는 여분의 인원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부두에서 머리와 등에 보따리를 이고 울부짖는 피난민들과 어린이들을 라루 선장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가 태운 1만4,000여명의 피난민들은 3일간의 항해 끝에 부산항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빅토리호의 얘기는 워싱턴 포스트 기자를 지낸 빌 길버트씨에 의해 ‘기적의 배’(Ship ofMiracle)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판됐고 이 책을 읽고 감명 받은 뉴 밀레니엄 포스 파운데이션의 안재철(미 대통령 자문위원) 회장에 의해 한글로 번역됐다. 마리누스 수사는 지난 2001년 10월 타계했다.
마리누스 수사의 추모 공원과 기념비 사업을 추진중인 안 회장은 생존 선원인 로버트 러니(현재 변호사)씨를 직접 만나 당시의 상황을 일일이 재확인하고 잊혀진 역사를 되살려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이 책을 번역하면서 당시의 흥남 부두의 철수와 구조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아직도 자유와 생명, 희망을 찾기 위해 많은 탈북자들이 흥남 철수와 같은 탈출을 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마리누스 수사가 실천한 인도주의적인 사랑과 희생을 과연 우리는 느끼고 있는 지를 생각해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빅토리호의 스토리는 현재 한국에서 창작 뮤지컬로 각색되고 있으며 당시 배에 탄 피난민들의 상봉 작업도 전개되고 있는 등 50여년만에 또다시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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