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엔 샹송에 재즈 버무린 새 분위기 담았어요

예뻐졌다고요? 호호호! 그냥 운동만 했는데

발라드 가수 왁스(WAX 본명 조혜리)의 음악이 달라졌다.

미리 들어본 그녀의 4집 앨범 ‘관계’(18일 출시예정)는 ‘왁스표 발라드&댄스’의 한계를 넘으려는 듯 더 이상 서글픔으로 일관되지 않는다.


이런 변화의 소문이 퍼져서일까. 가요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왁스 음반은 선주문 20만장을 넘기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8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한 2집 때 분위기와 꼭 닮았다.


달라진 왁스 음악 느껴보세요!


왁스는 가요계에서 독특한 가수로 꼽힌다. 1집 25만장,2집 80만장,3집 60만장 등 총 165만장의 판매량을 올린 정상의 여가수지만 차분한 성격 때문에 ‘연예인 같지 않은 가수’로 불린다.


그녀는 튀는 개성으로 승부하는 요즘 풍토와 달리 너무 조용하다. 그런데도 그녀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다. 비결이 무엇일까.


지금의 왁스를 탄생시킨 작곡가 최준영과 임기훈은 한결같이 ‘스타성보다 노래를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된다’는 평범한 원칙을 지키려고 한 것이 주효했다. 또 앨범마다 같은 발라드라도 매번 다른 분위기를 시도한 것이 공감을 얻은 것 같다.


새 앨범의 타이틀곡 ‘관계’(최준영 작사·임기훈 작곡)는 도입부의 스패니시 기타 선율이 인상적인 노래다. 마치 샹송과 재즈를 섞은 듯한 분위기가 기존 최루성 발라드와 확실히 다르다.


왁스는 “미국 뉴욕의 유명한 재즈클럽 블루노트에서 음악을 들으며 이런 리듬에 가사를 붙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곡이 비슷한 유형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자전적 이야기를 그룹 아바 스타일의 유로팝 사운드에 실은 ‘황혼의 문턱’이나 이별의 아픔을 읊조린 ‘바보가 되고 싶은 시인’ 등이 눈길을 끈다.


위기가 찬스예요!


왁스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며느리’처럼 고분고분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시어머니’가 됐다.


곡마다 프로듀서이자 작곡가인 최준영 임기훈 등을 재촉해 자신에게 맞는 노래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


왁스는 음반시장의 심각한 불황에 대해서도 데뷔 때부터 음반시장은 불황이었다 면서 그런 걸 걱정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가수는 노래만 열심히 부르면 된다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4집 앨범에는 그녀의 이런 대범함이 잘 드러난다. 녹음작업에도 보통 가수보다 서너 배 많은 1,000시간을 사용해 2억원이 넘는 돈을 썼다. 뮤직비디오에도 5억원을 들여 홍콩스타 관지림과 드라마 ‘야인시대’ 김영호를 캐스팅,중국 상하이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


왁스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음반이 질적으로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며 이럴 때일수록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야 된다는 생각에 승부수를 띄우게 됐다 고 그녀만의 음반철학을 털어놓았다.


공연장 좀 구해주세요!


이처럼 만반의 준비를 한 왁스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팬과 자주 만나기 위해 소극장 공연을 가질 생각이었는데 공연장이 여의치 않은 것이다.


서울에서 10월 한 달 동안 400∼500석 규모로 공연을 하고 싶은데 빈 콘서트장이 없어 큰일이다.


그녀는 공연장이 여의치 않으면 야외에서 팬들을 만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요즘 예뻐졌다 고 말을 건네자 왁스는 운동을 열심히 했더니 얼굴은 물론 온몸에 탄력이 생겼다 며 노래할 때와 달리 수줍음을 감추지 못했다.


스포츠투데이 윤경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