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이자 열렬한 영화 팬이 기도한 명장 마틴 스코르세이지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할리웃 대작 하워드 휴즈 일대기 ‘비행사’(The Aviator)를 만든다. 사업계 거물이요 영화사 사장이며 또 비행가였던 기인 휴즈로는 연기파 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가 나온다. 그런데 스코르세지와 디캐프리오는 지난해 나온 대규모 갱영화 뉴욕의 갱들에서 함께 일했었다.
휴즈는 오늘 날 거대한 목제 비행기 스프루스 구스의 제조자로 1960년대 말 자신이 소유했던 라스베가스의 카지노 호텔에서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진 채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금하고 은둔자로 지내다 1976년에 사망한 전설적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휴즈는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스타일과 멋을 지닌 재주 있는 할리웃의 인물이었다. 그는 21세 때 ‘2개의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영화를 제작, 최초로 오스카상을 받았다. 휴즈는 25세가 되기 전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전투기 조종사들의 공중전을 스릴 넘치게 묘사한 ‘지옥의 천사들’( Hell’s Angels 1930)을 감독했는데 이 영화는 왕년의 글래머 걸 진 할로를 대뜸 스타로 부상시킨 작품이다.
휴즈는 2년 후 초기 갱영화의 최고 걸작이자 잔인하고 사정없는 ‘스카페이스’(Scarface)를 제작했는데 폴 뮤니가 주연한 이 영화는 지금까지도 갱영화의 고전으로 꼽히고 있다.
휴즈는 이 영화 후 10년을 쉬었다가 악명 높은 웨스턴 ‘무법자’(The Outlaw 1943)를 감독했다. 희대의 젊은 킬러로 전설적 건맨이었던 빌리 더 키드의 삶을 그린 이 영화는 빌리를 사랑하는 여인으로 나온 육체파 제인 러셀의 터질 듯한 젖가슴 사이의 굴곡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커다란 논란을 불러 일으켰었다.
1950년대 중반 휴즈는 자기가 운영하던 메이저 무비 스튜디오 RKO를 몰락시킨 후 과격한 기행에 들어갔다. RKO는 오손 웰스의 ‘시민 케인’과 히치콕의 ‘의혹’등 많은 영화를 만든 영화사였으나 1948년 휴즈가 매입한 뒤로는 회사 내분 등으로 별 신통한 영화를 내놓지 못했었다.
스코르세지는 휴즈의 이런 총명하면서도 방향 잃은 바람 같고 열광적인 스타일에 매료돼 그에 관한 영화를 감독하게 된 것. 스코르세이지는 휴즈의 화려한 삶을 다루면서 이 바람둥이가 수많은 할리웃의 스타들과 나눈 로맨스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휴즈와 로맨스를 즐긴 여배우들은 캐서린 헵번(케이트 블란쳇분), 에이바 가드너(케이트 베킨세일분), 진 할로(그웬 스테파니분) 외에도 베티 데이비스 등 열 손가락으로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 이밖에도 영화는 휴즈 당시의 할리웃의 거물들이었던 MGM 사장 루이 B. 메이어와 영화 검열관으로 막강한 힘을 행사했던 조셉 브린 등도 다룬다.
스코르세이지는 ‘비행사’가 할리웃에 바치는 애정이 어렸으면서도 신랄한 찬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내년 하반기에 개봉될 예정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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