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미디어와 세인들의 높은 관심 속에 9일 이글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LA 레이커스 주전스타 코비 브라이언트(25)의 성폭행 재판 예심은 검찰측과 변호인측의 적나라한 난투극 무대였다. 코비의 예심은 이들의 설전이 X-등급 포르노를 뺨치는 위험수준까지 이르게 되자 판사는 휴회 후 정회를 선언했다. 코비의 예비심리는 내주 15일 다시 속개된다.
이날 하와이의 레이커스 훈련 캠프로부터 날아와 정오쯤 법정에 도착한 브라이언트는 법정 밖에나 안에서도 시종일관 돌같은 표정으로 한마디도 입을 떼지 않았다. 그는 검찰측이 내세운 셰리프 수사관 덕 윈터즈가 19세 피해여성의 ‘성폭행 정황 진술’을 토대로 그래픽까지 동원하여 그의 성폭행 사실을 입증할 때도 그를 똑바로 응시하거나 가끔 이를 악물기만 했을 뿐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브라이언트를 대신한 변호사 파멜라 멕키는 증인 반대심문을 통해 윈터즈의 진술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강제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스토리는 그야말로 허구로 가득 찬 스토리일 뿐이라는 주장을 폈다.
또 피해여성의 상처를 직접 봤냐, 상처 자국이 붉은 마크였냐, 긁힌 것이었느냐의 날카로운 질문으로 윈터즈에게서 ‘잘 모르겠다, 그런 것으로 믿는다’ 등의 애매모호한 답변을 얻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그녀는 검찰이 제시한 성폭행 시의 상처는 사흘동안 3명의 각각 다른 남성들과 성관계를 해온 사람에게는 항상 있는 것일 것이라는 위험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또 궐석 원고인 피해여성의 실명을 6번씩이나 거명하는 사고(?)도 저질렀다.
이번 재판을 담당하게 된 프레더릭 가넷 판사는 멕키 변호사가 몇번이나 비공개가 원칙인 원고의 실명을 반복 거명하고 또 그녀의 사생활을 크게 침해한 발언이 연속되자 휴회를 선언하고 관계자와 방청객을 모두 퇴장시켰다. 그런 후 가넷 판사는 멕키를 비롯한 브라이언트 변호사팀만 판사실에 따로 소환, 엄중한 주의를 주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재갈을 물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가넷 판사는 예심을 15일까지 정회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날 예심에는 사건 다음날에 피해여성을 만나 한시간 동안 인터뷰했다는 윈터즈만 증인으로 나와 6월 30일 브라이언트가 호텔에 체크인 한 후부터 객실 투어를 맡은 피해여성을 강제 성폭행을 한 뒤 수시간 후까지의 정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브라이언트의 티셔츠 내부에 있던 혈흔은 DNA 테스트 결과 피해여성의 것이었음이 밝혀졌다고 아울러 증언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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